현대글로비스, 中 중고차 시장 진출한다

입력 2019-11-28 17:06
수정 2019-11-29 01:07
현대글로비스가 중국 중고자동차 시장에 뛰어든다. 매년 15%씩 성장하는 중국 중고차 시장을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8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판매·물류 그룹인 창지우(長久)와 2개의 합자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가 세우기로 한 합자회사는 중고차 사업을 할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와 해운업을 맡는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이다. 창지우는 1997년 설립된 회사로 완성차 물류, 신차 판매, 특장차 생산, 자동차 금융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7조원 수준이다.

베이징창지우글로비스자동차서비스는 내년 중국 광시성에서 중고차 판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광시성은 창지우의 딜러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2021년부터는 허난성과 산시성, 쓰촨성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국내 최대 중고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면 중국 중고차 시장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지만, 아직 중고차 거래량은 많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 중고차 판매량은 1382만 대로 신차 판매량(2808만 대)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대부분 선진국은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의 2배 수준에 달한다. 중국 중고차 판매량은 매년 15%가량 늘고 있다. 2023년이 되면 신차 판매량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상하이창지우글로비스해운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완성차 해상운송 사업을 맡는다. 내년부터 중국~한국~홍콩~필리핀을 오가는 노선을 가동한다. 이후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고차 판매 합자회사와 함께 중고차 수출도 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중고차 수출을 금지했지만, 지난 5월 이를 해제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10개 도시를 수출 시범도시로 지정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와 창지우는 협력 분야를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 내륙 물류사업에 대한 논의도 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유럽 물류 거점과 창지우의 중국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철도로 중국과 유럽을 잇는 철도 물류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