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프로골프가 세계 7대 투어로 올라서도록 위상을 높여나가겠습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9년 만에 기업인을 수장으로 맞는다. KPGA는 차기 회장 단독 후보인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64·사진)이 제18대 KPGA 회장에 당선됐다고 26일 발표했다. 구 회장은 이날 경기 성남시 KPGA빌딩에서 열린 대의원 총회에서 참석 대의원 139명 전원 찬성으로 새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4년. 그는 “전폭적인 지지에 감사드리며, 뚜벅뚜벅 정진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구 당선자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이다. 경기고와 한국외국어대 영어과를 나와 세일산업 대표, 한성 회장, 예스코 회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LS그룹 계열 도시가스사업부문 지주사인 예스코홀딩스 회장을 맡고 있다. 12대(2012~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회장을 지낸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과는 동갑내기 4촌 간이다. 구력 35년, 핸디캡 5의 아마 골프 고수이기도 하다.
구 당선자는 “회원, 선수, 스폰서, 갤러리 모두를 만족시키는 협회로 나아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함께하고자 한다”며 “원로 회원들과 대의원, 회원, 그리고 사무국과 일심동체가 돼 함께 나아가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업인 출신답게 경영시스템 개선을 당면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협회 임직원 모두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경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전문화된 사무국을 위해 전문경영인도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KPGA코리안투어 활성화와 관련해선 “내년에는 올해보다 대회를 5개 이상 늘리고 임기가 끝나는 2023년에는 25개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코리안투어는 2017년 19개 대회를 정점으로 지난해 18개, 올해 15개 등으로 규모가 급격히 위축되는 등 침체일로를 걸어왔다. 그는 “남자 대회 스폰서가 없는 이유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 때문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궁극적인 목표는 코리안투어를 세계 중심 투어 중 하나로 육성하는 것이다. 구 당선자는 “현재 6대 투어로 꼽히는 미국·유럽·일본·아시아·호주·선샤인(남아프리카공화국)투어와 함께 세계 7대 투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코리안투어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이 18대 KPGA 회장에 당선되면서 2011년 물러난 박삼구 12·13대 회장(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후 9년 만에 기업인 출신 회장이 협회를 이끌게 됐다. KLPGA협회도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어 남녀 골프협회 모두 기업인 출신 수장 시대를 열게 됐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