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개량신약으로 유럽 뚫어

입력 2019-11-26 17:39
수정 2019-11-27 01:53
복제약만 만들던 셀트리온이 개량신약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셀트리온은 독자 개발한 ‘램시마SC’(사진)가 25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램시마SC는 류머티즘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의 제형을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변경한 ‘바이오베터’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을 기반으로 효능이나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량한 제품이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처음으로 신약에 가까운 바이오베터 개발에 성공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글로벌 신약 개발회사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휴미라, 엔브렐, 레미케이드 등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오리지널보다 30%가량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던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프라임 시밀러’ 전략을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램시마SC가 세계 최초의 인플릭시맙 성분 피하주사 제제인 만큼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130여 개국에 특허출원을 마쳐 앞으로 20여 년 동안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며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유통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자체 직판망을 통해 램시마SC를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2020년 2월 독일을 시작으로 3월부터는 영국, 네덜란드 등 주요 시장에서 램시마SC를 차례로 출시해 2020년 말까지 유럽 전역으로 제품 판매를 확대하기로 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유럽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9월 EMA 승인을 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가 올해 2분기 유럽 시장에서 5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