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민영화' 속도내는 우리금융…손태승號 순항할까

입력 2019-11-26 11:50
수정 2019-11-26 15:51


우리금융지주사가 완전 민영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수장인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에 '청신호'가 켜질 지 주목된다.

◆오버행 이슈 해소로 주가 '업'?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를 해소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보유중인 우리금융지주 지분 1.8%(1321만2670주)를 모두 털었다.

1998년 금융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수혈받았던 우리금융지주는 2016년 과점주주 매각을 진행하면서 민영화 기반을 닦았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중인 지분(18.3%)을 모두 매각하면 우리금융은 완전한 민영화를 이뤄 시장의 품으로 돌아간다.

지주 지분을 모두 처분한 우리은행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오버행 이슈를 조기에 해소한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현 주가 수준이 저평가 상태인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사자세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이 주식 797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한 주간 두번째로 많이 산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M&A시장 큰 손 된 우리금융

우리금융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울 전망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증권사 카드사 보험사 등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3년 내에 비이자, 비은행, 해외수익 비중을 각각 40% 수준까지 끌어올리자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를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한다.

규모 확대를 위한 실탄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우리금융은 올해에만 약 2조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과 9월 3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이달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한다. 지난 7월과 9월에는 신종자본증권을 각 5000억원씩 발행했다.

◆손태승 회장 연임 가능할까

우리금융이 완전한 지주사 체제를 갖추는 데 전력을 다하면서 손태승 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그룹 회장직과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 회장은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장 임기는 내년 12월까지다.

업계 안팎에서는 손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정적으로 지주사 전환을 이끌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비은행 부문은 강화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지난 1월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우리금융은 상반기에만 동양자산운용, ABL자산운용을 인수하고 롯데카드 지분을 사들였다. 또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해 부동산신탁업종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

다만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의 판결 결과는 연임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DLF사태 여파가 연임 여부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사태 발생 후 해당 은행들은 적극 대처한 편"이라며 "실적과 M&A 합병 등의 성과가 뒷받침되는 상황에서 지주사 안착을 위해서라도 연임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