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규제 풍선효과로 후끈 달아오른 안양 ○○구·수원 ○○구

입력 2019-11-26 09:38
수정 2019-11-26 09:39

수도권 비규제 지역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양도세 중과, 대출 억제 등 규제를 피한 데다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이 짧아 풍선 효과를 겨냥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주간 단위 아파트값 상승률이 수도권 1위를 기록할 정도다.

◆만안구 분양권 프리미엄 급등

노후주택이 많고 인근 평촌신도시에 비해 낙후돼 있어 외면받던 안양시 만안구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에 월곶판교선 등 교통호재, ‘규제 청정지역’이라는 장점이 맞물리면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몰리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만안구 안양동에 지난달 16일 분양한 ‘안양예술공원 두산위브’ 분양권에는 이미 웃돈이 5000만원가량 붙었다. 1순위 청약에 6452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안양시 올해 최고 경쟁률(45.44대 1)을 기록했다. 이달초에는 정당계약을 시작한지 4일만에 일반분양 물량 250가구가 조기 완판됐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만안구내에서도 외진 자리인 데다 비로열층이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시간안에 계약이 끝났다”며 “5000만원 이상의 웃돈을 주고서라도 물건을 구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만안구는 그 동안 평촌신도시가 있는 동안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하지만 서울 접근성에선 더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금천구·관악구와 맞닿아 서울과 가깝고 제2경인고속도로, 경수대로(1번국도)가 지역을 관통한다. 재개발 사업을 통한 새아파트 공급이 잇따르는 데다 월곶~판교선, 신안산선, BRT노선 교통호재도 풍부한 편이다.

최근 정부가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비규제 지역 메리트까지 부각되면서 지역가치가 재조명 받고있다. 이 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지켜야 하는 주택 소유, 재당첨 및 가구주 여부에 대한 제한이 없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6개월 내지 1년 이상이면 1순위가 가능하다. 대출규제(LTV 70%, DTI 60% 등)가 덜하고 6개월만 지나면 분양권을 되팔 수 있다.

실수요자에 투자수요까지 더해지며 시세상승세도 가팔라졌다.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2016) 전용 84.7㎡가 지난달 7억5000만원(22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5억원에 거래되던 주택형이다. 지난 9월가격(20층 6억8000만원)에 비해서도 8000만원가량 뛰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만안구 아파트 매매가는 이달들어 0.66%올라 규제 지역인 동안구 상승률(0.38%)을 압도했다.


향후 공급예정인 새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도 상당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당장 오는 29일 GS건설이 안양2동에 ‘아르테자이’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안양의 명소로 꼽히는 안양예술공원입구 바로앞에 자리잡은 숲세권 아파트인 데다 단지규모(1021가구)가 큰 게 장점이다. 분양가는 3.3㎡ 당 2000만원 안팎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729만원이었던 두산위브에 비해 높다. 인근 온누리공인의 최정숙 대표는 “아르테자이는 환경적인 메리트, 브랜드 파워 등의 장점이 있다”며 “6개월후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등 때문에 서울지역 투자자 등으로부터 하루에 50통 넘는 문의전화가 온다”고 말했다.

◆영통 84㎡ 8억원 호가

수원 영통구에도 규제 풍선효과 조짐이 본격화하고 있다. 수원 영통구는 분당선·신분당선 등 강남과 지하철로 연결돼 있어 서울 접근성이 좋다. 환승하지 않고 한 번에 강남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 노선도 있다. 신축 아파트나 도시개발구역 예정지 주변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중이다.


수원 망포역 인근 3년차 아파트인 ‘힐스테이트영통’ 전용면적 84㎡는 지난 7일 7억48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찍었다. 작년 8월 4억2176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새 3억원 넘게 뛰었다. 현재 호가는 8억원이 넘는다. 올 초 입주한 ‘영통아이파크캐슬 1단지’ 전용 60㎡도 지난달 4억8550만원에 매매 거래된 후 한달 여 만에 매도 호가가 6억원까지 치솟았다. 그마저도 매물이 별로 없다.

지난 7월 이후 하락장에서 벗어나 본격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 지역 아파트 매매값(18일 기준)은 0.63% 급등했다. 상승률이 전주(0.32%)대비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를 피한 지역이다 보니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이 지역은 학군이 우수한 데다 사교육 여건이 좋아 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인근에 삼성전자 캠퍼스가 있어 직주접근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여기에 분당선 망포역과 10분 거리인 수원역에 삼성, 청량리를 거쳐 의정부까지 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 수원발 KTX(고속철도) 직결사업 등 각종 교통 호재가 있어 새 아파트에 대한 대기수요가 많다.

이런 점을 겨냥해 건설사들은 망포지구 도시개발구역, 영흥공원 용지 등에 새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내년 초 망포5지구에서 ‘영통자이’, 망포4지구에서 ‘영통아이파크캐슬 2단지’ 등이 분양된다.

이유정/안혜원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