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골프 세계랭킹 378위 타일러 던컨(30·사진)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챔피언 꿈을 이뤘다. 25일(한국시간) 끝난 PGA투어 RSM클래식(총상금 660만달러)에서다.
그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아일랜드리조트 시사이드코스(파70·692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를 5언더파 65타로 마쳤다. 선두 웨브 심프슨을 2타 차로 뒤쫓던 던컨은 이날 17번홀(파3), 18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두 번째 홀에서 긴 버디 퍼트를 꽂아 넣어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심프슨은 2012년 US오픈을 제패하는 등 통산 5승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2012년은 던컨이 프로 무대에 뛰어든 해다. 던컨은 “다음 시즌 시드를 유지하는 게 목표였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기뻐했다.
키 173㎝인 던컨은 지난 시즌 288.2야드의 드라이브 샷을 날려 이 부문 150위에 오른 ‘단타’ 선수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에도 드라이브 샷 평균이 283.2야드에 그쳤다. 하지만 페어웨이를 한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그린도 두 곳을 빼고는 모두 제때 공을 올리는 정확성으로 승부해 정상에 섰다. 상금 118만8000달러(약 14억원)를 차지한 그의 세계랭킹도 387위에서 170위로 수직 상승했다.
대회 첫날을 공동 2위로 시작해 기대를 키웠던 이경훈(28)이 공동 5위(15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해 다른 두 명의 선수와 함께 24만4200달러(약 2억9000만원)씩 가져갔다. 이경훈이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 4월 취리히클래식(공동 3위) 이후 7개월여 만이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브렌던 토드(미국)는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공동 4위(16언더파)로 밀렸다. 3위는 18언더파를 친 세바스티안 무뇨스(콜롬비아). 토드가 우승했다면 2006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13년 만에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한 첫 번째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우즈는 그해 7월 23일 끝난 디오픈부터 이듬해 1월 28일 뷰익인비테이셔널까지 7개 공식 대회(비공식 포함 8개)를 잇달아 제패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