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정점에 이르렀거나 그에 근접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중국의 65세 이상 인구가 2015년 1억3500만 명에서 2040년에는 3억4000만 명으로 2.5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총인구의 21%에 해당한다. 퇴직자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중국의 정년은 남성이 60세, 여성은 55세다. 이 연령도 서서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2015년에 전체의 26%였다. 그러나 일본은 고령화되기 이전에 부유한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 근로자 가운데 퇴직수당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65%를 밑돈다. 이주 노동자는 이 비율이 35%도 안 된다. 지원이 필요한 고령자가 매우 많다는 걸 의미한다.
2040년엔 21%가 65세 이상
지금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와 같은 대도시는 이미 생산성과 구매력에서 동아시아 부유국을 따라잡고 있다. 애덤 피셔 커먼웰스애셋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이 때문에 중국의 지속적 성장은 중국 내륙의 개발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계산에 따르면 중국 서부는 앞으로 늘어날 2억500만 명의 노인을 지탱하기 위해 생산성을 연 8~10% 올려야 한다. 중국이 영구기관을 발명하지 않는 한 사실상 불가능한 수치다.
일본의 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38%라는 놀라운 수준까지 올라갔다. 다른 한편으로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금리 하락의 영향은 엔화 강세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쇄되고 있다. 피셔씨는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GDP 성장동력을 보충하기 위해 공공부문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을 시도하면서 금리가 계속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평균수명 증가로 저축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소비 성향이 약화되면 이자율에 하향 압력이 가해진다고 설명한다. 퇴직자가 증가하면 생산은 줄어들고, 정부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경기를 부양하면서 자연스레 정책에 개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점은 중국은 일본과 달리 풍요로워지기 전에 고령화한다는 점이다. 위안화가 안전자산이 아니므로 저금리 상태가 위안화 하락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 통화의 방어책으로서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도 있지만, 이는 중국 경제 성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것이 바로 중국의 딜레마다.
경기 부양만으로 성장 지속 의문
이것은 투자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론일 뿐 아니라 국제적인 의미도 있다. 중국은 제조 분야에서 대국이지만 언제까지 지속할지 의문이다. 임금 상승은 이 나라가 가진 비교우위가 사라지는 걸 의미한다. 생산성 향상이 유일한 희망이다.
하지만 한 가정 한 자녀 정책과 달리 생산성은 법제화하기 어렵다. 생산성 향상은 신기술, 신제품을 개발하고 각종 현안을 해결할 스마트한 인재에게 달려 있다. 래리 커들로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해 “중국의 국가 주도형 경제는 실패로 돌아갈 운명에 있다. 절망적이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 커들로와 피셔의 견해가 옳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앤디 케슬러 WSJ 칼럼니스트가 쓴 ‘Old Age Will Put China to Rest’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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