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시설은 대부분 국가 소유지만 민간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분야 개방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한국 제약 의료기기 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이동욱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차관(사진)은 25일 “과거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우즈베키스탄에 자동차산업 인프라를 구축한 기억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에 한국은 상당히 친근한 나라”라며 “우즈베키스탄과 한국 간 보건의료 협력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2월 우즈베키스탄 사회담당 부총리 자문관 겸 보건부 차관에 임명됐다. 보건복지부에서 보험급여과장 건강보험정책국장 보건의료정책국장 인구정책실장 등 보건의료 분야 요직을 지낸 이 차관을 영입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2017년부터 2년간 공을 들였다. 한국 공무원이 차관급에 임명된 것은 2012년 우즈베키스탄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된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 제1차관에 이어 두 번째다.
우즈베키스탄은 한국 정부의 보건 시스템을 자국에 이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 자문관으로 근무하는 한국인만 20여 명이다. 이 차관도 그중 한 사람이다. 그는 “한국 보건산업 발전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조언하는 역할”이라며 “우즈베키스탄이 도입하려는 건강보험 제도를 설계하는 등 기초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한·우즈베크 보건의료협력센터장도 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한국 무상원조를 받아 내년께 어린이병원을 세운다. 한국 대형 종합병원과 연구소를 지어 메디컬 콤플렉스도 추진하고 있다. 이 차관은 “어른들도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짓게 되면 우즈베키스탄 최초 대형 종합병원 모델이 될 것”이라며 “한국의 오송바이오컴플렉스를 모델로 한 제약단지 콤플렉스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자국의 보건산업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데 관심이 많다. 대부분 수입하는 의약품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장비도 마찬가지다. 이 차관은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의료수준이 높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의료관광을 오는 환자도 많다”고 했다. 그는 “의료 수요는 높지만 정부 재정이 부족해 한국과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한국 제약·의료기기 업체들이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타슈켄트=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