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팬 손 안보이나?" 비난 쇄도하자 KCC 구단 "자책하느라" 해명

입력 2019-11-25 13:25
수정 2019-11-25 15:59


홈 경기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한 뒤 라커룸으로 퇴장하는 과정에서 여자 어린이 팬이 내민 손을 머쓱하게 한 프로농구 전주 KCC가 비난이 쇄도하자 "팬을 무시한 게 아니라 자책하며 퇴장하는 모습이었다"고 해명했다.

KCC는 23일 전북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경기에서 64-90으로 크게 졌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한 어린이 팬이 하이파이브를 요청하며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러나 한 용병선수를 제외한 대부분 선수가 어린이 팬의 하이파이브 요청을 외면하고 지나쳤고 아이는 민망한 듯 입술을 오므렸다 폈다 했다. 그러면서도 어린이 팬은 고사리같은 손을 꿋꿋하게 내밀고 하이파이브를 해주길 기다렸다. 영상 공개 이후 "어린이 팬 손 안보이냐", "팬 서비스 정신이 없다", "보는 내가 민망하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KCC 구단은 24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어린이 팬을 무시하거나 외면한 것이라기보다는 좋지 못한 경기 결과와 내용에 대한 죄송한 마음으로 스스로 자책하며 퇴장하는 장면이었다"면서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 선수라면 경기 결과, 내용에 상관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팬들의 요구에 답해야 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아울러 해당 팬을 초청해 선수들과 함께 포토 타임 행사를 갖기로 했다.

KCC는 "해당 어린이 팬과 그 보호자와 연락을 해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며 "다음 홈 경기인 12월 8일 인천 전자랜드 전에 어린이 팬을 초청해 선수들과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함께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KCC 구단의 해명글 중 일부.

경기 후 모습은 선수들이 어린이 팬을 무시하거나 팬을 외면한 것이라기 보다는 좋지 못한 경기 결과와 내용에 대한 죄송한 마음과 스스로에 대해 자책하며 퇴장하는 장면이었고 어린이 팬의 손을 보지 못한 선두들도 있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프로선수라면 경기의 결과와 내용, 중계 여부와 상관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팬들의 요구에 답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어린이 팬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입니다.

이에 구단은 경기 후 어린이 팬의 보호자와 연락을 취했고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구단과 선수단 일동은 팬이 없는 프로는 있을 수 없다는 점과 팬 여러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새기겠습니다.

앞으로 더욱 더 팬 여러분께 다가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