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이 동반 퇴진한다. 신세계그룹에서 시작된 세대교체 바람이 유통업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다음달 초 이뤄질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 부회장과 박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계열사인 현대리바트와 현대렌탈케어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김화응 사장도 퇴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같은 인사 내용을 최근 당사자 등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물러나는 세 명은 모두 60대로, 내년 3월 임기(3년)가 끝난다. 현대백화점 안팎에선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1984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현대백화점에서 기획조정본부 경영기획팀장, 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2년부터는 한섬, 리바트, SK네트웍스 패션부문 등의 인수를 총괄하기도 했다. 2017년엔 부회장으로 승진해 그룹 경영 전반을 챙겨왔다.
1985년 현대그룹에 입사한 박 사장은 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줄곧 현대백화점에 몸담았다. 상품본부장을 거쳐 2017년 현대백화점 사장에 올랐다.
그룹 핵심 경영자들이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후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젊은 인사들을 발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부터 대형 매장을 잇따라 열고, 면세점 사업도 확대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6월과 11월 대전과 남양주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연다. 2021년 1월엔 여의도 파크원에 대형 백화점 영업을 시작한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위한 입찰에도 대형 유통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