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올 들어 중국 시장에서 신차 판매 2위를 차지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차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했던 ‘반사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1~9월에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시장에서 123만 대의 신차를 판매해 독일 폭스바겐(295만 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 대수 기준 5위를 차지했던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 지리자동차 등을 제치고 순위가 껑충 뛰었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4%에서 올 9월 말 7.8%로 높아졌다.
도요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선전한 것은 △중국 정부와 관계 강화 △환경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 △판매점 정비 등의 전략이 종합적으로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광저우 모터쇼’에 도요타 렉서스 브랜드 전기차(EV) 모델을 최초로 공개하는 등 EV를 중시하는 중국 시장을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펴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중국 시장 전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이는 등 중국 시장 개척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도요타가 중국 내 대리점을 매년 50개가량 늘리며 중국 전역에 1300여 개 지점망을 구축한 것도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올 7월 중국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가 적용되는 점도 연비가 우수한 도요타자동차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올 중국 시장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부진한 상황에서도 도요타자동차가 전년 동기 대비 8.6% 성장하는 성과를 거둔 배경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이 거론된다. 특히 GM의 경우 올 중국 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15.0% 줄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