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질주…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 高高

입력 2019-11-24 16:55
수정 2019-11-25 02:46
반도체와 바이오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삼성그룹주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트폴리오 내 주요 종목인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전으로 올 들어 주춤하던 수익률이 최근 3개월간 반등하고 있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24개 삼성그룹주펀드의 최근 석 달간 평균 수익률은 6.73%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20개 테마형 펀드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상장지수펀드(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이 8.55%로 가장 좋았다. ‘삼성KODEX삼성그룹주’ ETF(3개월 수익률 7.40%), ‘미래에셋TIGER삼성그룹’ ETF(7.25%),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6.36%, A클래스기준) 등도 높은 수익률 올렸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급반등한 게 펀드성과 개선으로 이어졌다. 9월 말까지 4만원대에 머물던 삼성전자는 이후 상승세를 타 지난 18일 장중 5만3800원까지 치솟았다.

3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웃돈 가운데 D램 가격 하락세가 주춤해지면서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이달 들어 3개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올려잡았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업황회복이 기대되는 내년까지 꾸준히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부터 서버와 PC에 쓰이는 D램 수요가 늘면서 고정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휴대폰 부문 역시 화웨이 수출 물량 감소의 반사이익으로 영업이익의 양과 질이 모두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 8월 2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번달에 40만원 선을 돌파했다. 김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 2공장에 이어 3공장 가동이 시작되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며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위탁개발(CDO)에 이어 생물안전시험(BTS)사업까지 진출하며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건설업 불황 여파로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삼성엔지니어링도 9월부터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8월 한때 1만5000원대로 떨어졌던 삼성엔지니어링은 9월부터 21.61% 상승했다.

국내사업 비중이 낮아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의 영향을 덜 받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사우디아라비아(약 13억달러 규모), 이라크 및 태국(약 7억달러) 프로젝트 등의 수주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1~2년간 실적 개선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최근 3년간 34.04%의 수익을 냈다. 테마펀드 가운데 정보기술(IT)펀드(55.84%)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김효찬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튼튼하고 업종 내 대표주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경기가 둔화됐을 때도 방어하는 힘이 세다”며 “경기가 반등할 때는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과 주가가 회복되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