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保安은 미래를 여는 '만능키'다

입력 2019-11-24 16:51
수정 2019-11-25 00:13
보안의 역사는 더 단단하고 빈틈없는 자물쇠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오랫동안 내 재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집에 자물쇠를 달고 창고에는 빗장을 걸었다. 20세기 후반 들어서야 센서가 도둑을 감지하고 경보를 울리는 시스템 보안이 등장했다. 2000년대에는 사이버 세계에도 자물쇠를 달기 시작했다. 정보기술(IT) 혁명과 함께 회사의 기밀, 상품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네트워크, PC를 관리하는 정보 보안이 새롭게 부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자물쇠는 어떻게 변할까.

지난 4월 열린 국제보안전시회 ‘ISC 웨스트 2019’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연결된 세계를 위한 통합보안’이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회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확장된 보안의 현재를 선보였다. 기존 출입관리 시스템이 출입증을 가진 사람만 출입을 허가하는 빗장이었다면, 이제는 출입한 사람의 위치를 실시간 추적하고 엘리베이터, PC 사용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

보안은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해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기본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이젠 단순한 자물쇠가 아니라 다양한 편의 기능까지 갖춘 만능키에 가까워졌다. 보안 시스템을 기반으로 집안의 가전이 연결되고 말 한마디로 작동이 가능해진다. 매장에서는 얼굴 인증만으로 결제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도시 전체의 폐쇄회로TV(CCTV)를 통합 모니터링하고 범죄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범죄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주요 선진국은 이미 ‘보안이 핵심 인프라’라는 인식 아래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에듀케이션 4.0’이라 불리는 학제 개편을 통해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치안, 방범은 물론 에너지, 교통 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시티 건설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시티를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안전한 스마트시티 구축을 목표로 보안기업들과 공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에 비해 기술, 인재, 인프라 모두 열세다. 이런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대학의 입체적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기술개발을 저해하는 규제를 풀고, 제반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핵심인력 육성도 관건이다. 최근 한 보안업체가 대학과 함께 보안인력 육성에 나선 것은 미래 준비를 위한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다.

초연결사회에서 보안과 다양한 이종 서비스의 연결, 통합은 자연스러운 진화다. 이런 진화는 도시를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며 이는 곧 국민의 안전한 삶으로 연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