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정의·진리' 고려대서 "정의는 어디갔나" 조국 딸 부정입학 외친 재학생

입력 2019-11-22 20:39
수정 2019-11-22 20:56

"학생부에 문제있다", "부정입학 명백하다", "입학취소 결정하라", "고려대는 사죄하라"

고려대학교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외쳤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 딸 조모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며 64일만에 다시 모였다. 앞선 검찰 수사 결과서 조씨의 '허위·위조 스펙'이 각종 입시에 이용된 것이 밝혀졌는데도, 고려대 측이 기존에 했던 말을 바꿔서가면서까지 입학 취소 방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자 학생들이 결국 일어섰다.

22일 오후 7시부터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조씨 부정입학 취소 집회'가 열렸다. 지난 9월6일에 이어 두 달만에 열리는 학내 다섯 번째 집회다.

총인원은 당초 집행부가 계획했던 300명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이들이 한 마음으로 외치는 목소리는 절대 작지 않았다. 특히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젊은 재학생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집회가 열리기로 한 오후 7시가 지나자 고려대학교 점퍼를 입은 한 집행부 학생이 중앙광장의 계단에 올랐다. 그는 고려대 총장과 인재발굴처를 대상으로 조 전 장관 딸이 위조서류 제출로 입학했음을 인정을 해야 한다고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전했다.

이어 집행부는 "(조씨의) 사문서위조의 공소시효가 만료됐기 때문에 가짜 논문과 허위생활기록부로는 조민의 형사처벌을 이끌어낼 수 없다"면서 "아쉽게도 형법은 조민을 처벌 못 하지만 고려대 입학은 학교가 의지만 있다면 사학의 의지와 재량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씨 사태로 "학교측의 부정입학 처리에 대한 대응 미숙으로 정의의 가치와 학교 명예를 무너뜨렸다"라면서 학교 명예가 실추된 점에 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개 사과도 부탁했다.

이어 2부 자유발언에서는 재학생 장모씨가 올라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이를 말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웠다"라면서 "입시부정이라고 인지할 수 있는 상황이 충분히 있는데도 사학측이 함구하는 모습이 좋아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오른 자유발언자는 자신이 수능을 두 번 치고 고려대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다라면서 "수시가 얼마나 수많은 사람의 피와 땀이 섞여있는 전형인지 안다"라면서 "부정입학한 조씨가 이에 합당한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열변했다.

다음엔 집행부인 19학번 재학생이 계단에 올라 "공정이라는 단어가 애매모호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저는 공정이라는 가치를 항상 좇을 것이다"라며 조씨의 부정입학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또한 이 자리에선 많은 보수 유튜버들이 자리를 찾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의원, 김세의 전 MBC 기자 등도 참석해 생중계로 시위 현장을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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