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선 기준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앨버트로스를 가리켜 ‘신의 선물’이라는 표현까지 쓴다. 확률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어렵다는 뜻이다.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골퍼도 평생 한 번 기록하기 어렵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존슨 와그너(39·미국·사진)가 ‘그 어려운 일’을 네 번이나 해냈다. 그는 2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의 시아일랜드리조트 시사이드코스(파70·6924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RSM클래식(총 상금 660만달러) 1라운드 15번홀(파5)에서 자신의 통산 네 번째 앨버트로스를 기록했다. 홀까지 255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공이 홀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14번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를 치다가 15번홀을 앞세워 3언더파로 경기를 끝냈다.
와그너가 PGA투어 정규대회에서만 세 번째 기록한 앨버트로스다. 그는 2010년 샌더슨팜스챔피언십, 2017 윈덤챔피언십에서 앨버트로스를 경험했다. 1983년부터 매 홀 선수들의 성적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PGA 1부 투어에서 앨버트로스를 세 번 기록한 건 팀 퍼트로빅(미국)과 와그너뿐이다. 2006년 2부투어에서 한 차례 기록한 앨버트로스까지 더하면 그의 개인 통산 네 번째 앨버트로스다.
와그너는 “사실 이글 기회를 노렸는데 다소 짧게 맞았다”며 “첫 바운드가 잘 됐고 공이 깃대를 맞고 그대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무엇보다도 운이 따랐다”며 미소지었다.
골프계에선 통상적으로 앨버트로스 확률을 200만분의 1로 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