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프로필에 '지구본' 뜨면 피싱 의심

입력 2019-11-22 17:17
수정 2019-11-23 01:14
60대 이모씨는 최근 아들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사진)를 받았다. ‘업무 때문에 카드 결제할 일이 있는데 신용카드와 지갑을 모두 놓고 나와 난감하다. 카드번호와 비밀번호, 주민등록번호를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이씨는 대화창에 뜬 아들의 이름을 보고 별다른 의심 없이 정보를 전달했다. 이후 휴대폰 알람이 울리며 들어본 적 없는 해외 쇼핑사이트에서 결제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다행히 카드회사의 이상금융거래 탐지시스템(FDS)이 이씨의 해외 결제를 ‘부정 사용’으로 인식해 최종 결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신용카드업계엔 이런 ‘카카오톡 피싱’ 문의가 늘고 있다. 지난달 한 국내 카드사 FDS에 적발된 카카오톡 피싱 건수는 전월 대비 네 배로 늘어났다. 피싱을 시도한 금액도 일곱 배 증가했다. 최근 카카오톡 피싱이 늘어난 이유는 보이스피싱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간편결제로 결제할 경우엔 FDS로도 탐지할 수 없는 사례가 많아 실제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피싱은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진다. 카카오가 지난 1월 지구본 모양의 아이콘을 추가한 이유다. 해외 전화번호로 카카오톡에 가입한 사용자로 인식될 경우 프로필에 ‘해외 접속’을 의미하는 지구본이 뜨는 방식이다. 그러나 ‘카톡 피싱’ 피해자가 대부분 고령층이라 이런 표식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전과 정보를 요구하면 일단 의심부터 하고, 본인 확인을 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