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인 A씨는 최근 자꾸 자신의 배를 만지는 남자 직장 동료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같은 사연을 공개한 A씨는 임산부인 자신을 배려해주는 회사 사람들에게 고맙지만 배를 만져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문제는 남자 동료까지 배를 만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A씨는 참다 못해 직장 동료들에게 "제발 배 좀 그만 만지라"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남자 동료는 멈추지 않고 계속 A씨의 배를 쓰다듬었다. 오히려 돌아오는 말은 "예민하게 왜 그래"였다.
스트레스가 이어지자 A씨는 결국 "지금부터 내 몸에 손대면 성별 관계 없이 신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러자 직장 동료들은 "임신했다고 유세 떤다" 등의 말을 하기 시작했다. A씨는 자신을 대놓고 민감한 사람으로 치부하는 동료들의 태도에 화가 났지만 그래도 더 이상 배는 만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임산부를 떠나 이건 그냥 이성의 배를 만지는 거 아니냐", "스트레스가 크겠네", "아직도 임산부 배를 막 만지는 사람이 있나", "이건 명백한 성추행", "본인 자식으로 생각하는 거 아닌가", "생각만 해도 짜증난다", "대처 잘했다", "싫다고 말했는데 만지는 건 무슨 심보냐", "허락없이 남의 배를 왜 만지나 모르겠네", "이 정도면 직장 내 괴롭힘이다", "이걸 가지고 유세라고 한다니 어이없다", "한 번 더 그러면 당장 신고해도 될 듯", "임산부 배가 무슨 공용도 아니고 왜 다같이 만지냐"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발표한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조사결과에 따르면 임신한 여성의 63.4%가 직장에서 임신으로 인한 불이익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사의 눈치'가 43.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동료의 눈치' 35.2%, '인사불이익' 22.4%, '언어·신체적 불쾌한 표현' 7.7% 순이었다.
임산부의 스트레스는 태아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연구진은 지난달 251명의 영아를 대상으로 산모가 받은 스트레스와 아이의 뇌 발달관계를 분석한 결과 임산부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의 뇌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산부의 스트레스로 인해 태아의 백진 신경로 발달 및 감정 발달, 의사결정 능력 등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내용이었다. 무심코 가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태어날 아이에게까지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의 올바른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주변의 배려가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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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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