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SBS 정글의 법칙, JTBC 아는 형님 등등 다양한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고, 현재 유튜브 구독자 50만 명을 보유 중이며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중인 인기 캐릭터가 있다. 바로 제2의 뽀로로를 꿈꾸며 남극에서 건너온 EBS 연습생 ‘펭수’다.
펭수는 EBS 어린이 프로그램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의 10분짜리 코너 ‘자이언트 펭TV’에서 처음 등장한 캐릭터로 어딘가 허술해 보이고 불량스럽게 말하는 B급 감성의 캐릭터이다. 펭수를 기획한 이슬예나PD는 처음에는 유아기를 벗어나 EBS 캐릭터와 멀어지는 초등학교 고학년생을 대상으로 잡고 기획했다. 그래서 마냥 착하고 순수한 이야기가 아닌, 좀 더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불량 펭귄 펭수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초등학생들이 아니라 2030세대에서 뜨거운 인기를 얻게 되었다.
어째서 어린이용 캐릭터가 어른들에게 인기를 얻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펭수의 당당한 자기 의사표현과, 위아래 구별 없이 틀을 깨는 모습에 있다. EBS 선배 캐릭터인 뚝딱이에게 잔소리하지 말라며 당돌하게 맞서고, EBS 사장의 이름인 ‘김명중’도 스스럼없이 부르는 등 탈권위적인 모습이 수직적인 위계 구조에서 사는 2030세대에게 대리만족감을 주게 된 것이다.
과거엔 어른이 되면 아이 같은 것 대신 어른스러운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요즘에는 성인들도 아이들 같은 취향과 감성을 가지는 키덜트 문화가 발달하면서 귀엽고 어렸을 때의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펭수가 결정적인 인기를 끌게 된 계기 역시 어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육대는 MBC의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를 패러디한 프로그램으로 뿡뿡이, 짜잔형, 번개맨, 뚝딱이 등 2030세대가 어렸을 때 접했던 캐릭터들이 나와 어릴 적 추억을 회상하는 성인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렇게 단순히 작은 코너의 캐릭터로 시작했던 것이 새로운 놀거리를 원하는 대중의 바람과 유튜브라는 신생 미디어의 활용, 그리고 점점 커지고 있는 국내 캐릭터산업 시장 규모가 맞물려 펭수라는 하나의 현상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진아 생글기자(경복여고 1년) chlwlsdk1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