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검찰의 2차 소환조사가 끝난 가운데 같은 아파트 사는 주민이 과도한 취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조국 전 장관 아파트 주민 A 씨는 22일 오전 방송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원치 않는데 계속해서 촬영 당하고 있어 스트레스 받는다"라고 말했다.
A 씨는 "8월 말부터 우리 주민 아닌 분들이 저희 동네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아파트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아파트 안으로 들어와서 공용공간인 공원 벤치 같은 데 누워 있고 식사도 시켜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이런 모습들이 8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는 "항의를 했느냐"는 김어준의 질문에 "기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한 분들도 많이 계셨다. 우리 동네에 와서 이러지 마라. 몇 번 말했지만 그때 잠깐뿐이지 다시 돌아와서 계속 카메라 들이대고 아예 삼각대를 설치하고 집 앞에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자기 딸이 자료화면으로 계속 나간다고 말했다"면서 "‘조국 전 장관 자택’ 이렇게 자막이 나가면서 그 집 모습 보여주는데 자기 딸이 공놀이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했다"고 했다.
A 씨가 쓰레기장에 있는 기자들에게도 불만을 토로했다.
A 씨는 "음식 쓰레기장, 재활용 쓰레기장, 이런 데 앉아서 노트북 하고 휴대폰 보고. 기자들 인상착의 여기 동네 사람들 다 안다"면서 "그런 분들이 밤에 쓰레기 버리러 갔는데 웬 남자분이 거기 앉아서 폰 보고 노트북 하고 있으면 깜짝 놀란다"고 했다.
이어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방법이 없다. 민사소송을 하라’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경찰이 법적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하는 게 너무나 분통이 터져서 변호사 상담도 받아 봤는데. 변호사가 그 경찰이 말하는 게 틀리지 않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이 보도된 후 네티즌들은 "기자들의 취재가 과도하다.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듯"이라는 반응과 "정유라 때는 쓰레기통을 뒤져도 치열한 취재 정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기레기라고 한다. 그야말로 조로남불 아닌가" 등의 반응으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구속기소된 데 이어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언론의 취재경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첫 소환 1주일 만인 21일 조 전 장관을 다시 불러 2차 조사를 진행했다. 조 전 장관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진술을 거부하고 9시간 반 만에 귀가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교수님'이라는 호칭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8시간여에 걸친 조사에서도 검찰이 준비한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사실관계와 다른 진술이 조서에 기록될 경우 재판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첫 조사가 끝난 직후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