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삼정KPMG, "VC투자 및 빅데이터 투자로 카드산업 한계 돌파해야"

입력 2019-11-21 17:35
수정 2021-10-14 15:08
이 기사는 11월 21일 17:35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1월21일(17: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수익 구조와 사업 규제, 경쟁자 출현 등 성장 한계에 직면한 국내 신용카드산업이 벤처캐피탈(VC)과 데이터 분석 활용 등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정KPMG는 21일 발간한 전업카드사를 대상 카드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체 민간소비지출에서 71.6%를 차지하고 있는 신용카드 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 평균 지급카드 사용규모가 2조 5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신용카드는 국내 대표적인 지급결제·신용공여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정작 카드사들은 결제성 수수료 수익 확대의 한계 및 제2금융권 대출 규제 강화, 핀테크 기업 등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 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카드 결제 시장의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15년부터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ROA(0.5%)와 ROE(2.2%)는 2015년 상반기 대비 각각 0.7%포인트, 2.4%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점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이 연 매출액 5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30억원까지 확대되고 연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의 신용카드 평균수수료율도 1%대로 인하돼 카드수수료 이익은 더욱 감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카드산업의 미래 성장을 위해 주요 카드사의 △신기술 투자 △고객 접점 데이터 활용 △해외 진출 전략 마련 △전략적 제휴 및 협업 모색 △업무 다변화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적으로는 카드사의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한 겸영·부수 업무 허용과 사회 후생 관점에서의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글로벌 주요 카드사들이 새로운 결제 솔루션이나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핀테크 기업에 초기부터 후기 단계까지 다양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기업들이 잠재적인 경쟁자임을 인지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외 다양한 디지털 사업에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예로 마스터카드는 여성 특화 투자 플랫폼 기업인 엘레베스트(Ellevest)와 소비자 금융 플랫폼인 디비도(Divido) 등에 시리즈A 투자를 집행하며 다양한 결제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4월 대금 결제 시 특정 공급자를 통해 할부구매 방식으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핀테크 기업 바이즈(Vyze)도 인수하기도 했다.

비자는 최근 인도네시아의 모바일 주문형 서비스 및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고젝(GO-JEK)에 투자를 단행했으며 부정 리스크와 대금 환불을 줄여주는 솔루션 기업인 베리파이(Verifi)와 클라우드 기반 결제 처리 솔루션 기업인 페이웍스(Payworks) 등을 인수하며 결제 시스템 안정화와 차세대 결제 플랫폼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어 보고서는 "초개인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카드사가 보유한 '소비자 접점 데이터'의 분석 역량이 중요해진다"며 "대출 타게팅, 데이터 분석 정교화 등을 통해 새로운 여신 업무로 비즈니스를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금융당국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연계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분석할 수 있는 카드사에 정보관리와 데이터 산업 관련 사업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정KPMG 금융산업 리더인 조원덕 부대표는 "해외 카드사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나 언더뱅크드(underbanked) 계층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금융 산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 선호, 실시간 접속 활성화 등 급격한 환경 변화 속에 노출된 국내 카드 산업은 지속 성장을 위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역량 강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