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공항에서 한국인의 고가 면세품을 겨냥한 도난 사고가 올해 들어 급증해 주의가 요구된다. 승객들의 손을 떠난 수하물 검사 과정에서 절도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기에 도난을 막기 위해 캐리어 등 본인의 짐들에 잠금 장치를 하는 등 보안에 유의해야 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탈리아 로마의 관문인 피우미치노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한국인 면세품 도난 사고가 벌써 12건이나 발생했다"라며 "작년에 유사사례는 7건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밀라노나 베네치아 등 우리나라 국적 항공사들이 취항하는 도시로 범위를 확장시키면 더 많은 도난 사례가 있을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인들도 최근 이탈리아 공항서 도난 신고가 크게 는 것으로 보아, 명품 구매 비율이 높은 국민들의 수하물을 중점적으로 절도 범죄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탈리아 공항 절도 범죄는 출국 수하물이 항공기로 옮겨지기 전 내용물을 검사하는 '엑스레이 검사대'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고 추정했다.
수하물 엑스레이 검사는 대부분 승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 등 밀폐된 장소에서 이뤄지는데, 현지 엑스레이 검사원이 잠금장치가 없는 수하물을 골라 명품 등 값비싼 물품을 훔쳐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사 측은 최근 도난 신고가 많아지자 현지 경찰에 공항 출국장 검사대 등을 위주로 점검과 조사를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러한 일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로마에서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이 높다"며 "현지 당국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고 있으나 큰 변화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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