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기업 비보존의 우회상장 추진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이두현 대표가 <한경닷컴>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20일 "기술특례상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루미마이크로 인수는 불확실한 장래에 대한 준비 작업"이라고 말했다.
비보존은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임상 3상에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외 시장인 K-OTC에서 1조7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루미마이크로는 전날 비보존과 볼티아가 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볼티아는 이두현 대표가 지분 90%를 가진 회사다.
루미마이크로는 또 의약품 개발 및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총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키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비보존의 코스닥 상장 시도가 좌절됐기 때문에 루미마이크로를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보존은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을 노렸지만, 기술성평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기술성평가에서 또 탈락할 수도 있는데, 신약개발 기업으로서 연구개발 자금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루미마이크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고, 여의치 않으면 우회상장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여러가지 대안을 마련해 놓은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비보존의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도 "비보존은 기술특례상장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현재 우회상장보다는 직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루미마이크로 지분 취득 후 1년간 합병 및 우회상장이 불가능하며, 우회상장을 시도할 경우 최대주주인 텔콘RF제약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텔콘RF제약은 2016년 비보존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텔콘RF제약의 비보존 보유지분은 23%다.
비보존의 우회상장 통로로 지목되는 루미마이크로는 지난 13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 중이다. 1500원 수준이었던 주가가 두 배 이상 폭등해 3000원을 넘어서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