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이 아니라 업(業)을 찾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청년들이 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의 말이다.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육성 기관인 경기도 스타트업캠퍼스의 초대 총장을 지낸 그는 2016년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장은 “국·영·수 중심의 현재 교육으로는 다가오는 미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100인의 영재’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볼까”라고 주변에 타진하기도 했다.
이런 철학을 기반으로 국내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 혁신가를 발굴·육성하는 비영리 재단 아쇼카에 자신이 보유한 수억원 규모의 회사 지분을 양도했다.
카카오는 지난 19일 김 의장이 카카오 계열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아쇼카한국에 주식 1만 주를 기부했다고 공시했다. 아쇼카한국은 아쇼카의 한국 지부다. 아쇼카 재단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미국인 빌 드레이튼은 기원전 인도의 왕이었던 아쇼카 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단체 이름을 아쇼카로 지었다. 아쇼카 왕은 당시 다양한 혁신적인 방법으로 사회의 변화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아쇼카는 산스크리스트어로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는 뜻이다.
김 의장이 기부한 1만 주의 가치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15억6500만원 정도다. 김 의장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부터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 6만 주를 아쇼카한국과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등에 기부했다. 2021년까지 1만 주를 추가로 기부할 예정이다. 총 100억원 규모의 8만 주를 교육 혁신 등을 위해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교육 혁신 등 평소 교육 생태계 변화에 관심이 높은 김 의장의 뜻에 따라 기부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미래를 여는 시간’이라는 교육 포럼도 지원하고 있다. 올해 9월에 열린 ‘미래를 여는 시간’ 8회 포럼엔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스카이캐슬로부터의 자유’라는 제목으로 열린 포럼에선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같은 1세대 벤처 창업자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정주 넥슨 창업자, 이재웅 쏘카 대표 등과 ‘C프로그램’이라는 펀드를 조성해 교육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C프로그램은 학생들이 공부 주제를 직접 정하는 실험학교 ‘거꾸로 캠퍼스’, ‘놀이터 환경 개선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