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명 몰린 세계 최대 기업행사…오바마·팀 쿡도 연사로 나섰다

입력 2019-11-20 17:33
수정 2019-11-21 01:31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최대 전시장 모스콘센터. 미국 의 기업용 소프트웨어(SW)업체 세일즈포스가 이날 개막한 ‘드림포스 2019’ 행사에 참석한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ABC, CBS 등 미 방송들은 이날 새벽부터 “오늘은 샌프란시스코에 차를 직접 몰고 가는 일은 가급적 피하라”고 부산을 떨었다.

행사 생중계 유튜브 시청자 ‘1000만 명’

세일즈포스는 22일까지 나흘 일정으로 자사 기업 고객들을 초청해 ‘드림포스 2019’를 연다. 드림포스는 단일 기업이 개최하는 세계 최대 행사로 알려져 있다. 세일즈포스가 밝힌 올해 행사 참석 인원은 ‘17만 명 이상’.

회사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열 수 있는 최대 행사 인원이 17만 명”이라며 “그런데도 표가 두 달 전 다 팔렸다”고 전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매년 초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의 참석 인원과 맞먹는 규모다. 나흘간 열리는 강연 세션만 3674개로 하루당 918개꼴이다.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행사를 시청하는 인원도 1000만 명이 훌쩍 넘을 전망이다.

세일즈포스 고객사 사람들이 이 행사에 구름처럼 몰리는 이유는 뭘까. 우선 초청된 강연자들이 남다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들을 선별해 초청한다.

올해 행사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초청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다른 기업의 행사 참석을 극도로 꺼려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회장 겸 CEO와 1 대 1 대담을 했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 미국의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인기 여배우 에밀리아 클라크도 초청받았다.

배상근 세일즈포스코리아 컨설팅본부장은 “매년 회사의 주요 고객들을 초청해 편하게 즐기면서 교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최신 테크(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애플, 아마존, 구글, IBM 등 내로라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세일즈포스의 고객이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베니오프 회장은 이날 “음성으로 마케팅, 판매, 애프터서비스(AS)를 지원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 ‘아인슈타인’을 내년 중 고객들에게 서비스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어 렌터카 이용자와 아인슈타인 간 나누는 대화를 들려줬다.

“렌터카 이용 기간을 1주일 연장하고 싶습니다.” “고객님이 여행하는 지역에 폭설이 예상됩니다. 사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포드 익스플로러로 추가 비용 없이 바꿔 이용하세요.”


CEO가 연사 초청해 대담

기업 역사가 20년에 불과한 세일즈포스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창업자인 베니오프 회장이 있다. 그는 미국의 혁신 정보기술(IT) 기업 창업주 중에서도 인맥이 가장 넓고 입담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본인이 나서서 팀 쿡 CEO,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유명 인사를 초청하고 1 대 1 대담을 한다.

올해 행사에 황창규 KT 회장을 연사로 초청한 것도 베니오프 회장이다. 그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황 회장의 5세대(5G) 이동통신 미래 관련 발표를 눈여겨봤다. 이를 계기로 이번 행사에 5G를 주제로 한 별도의 대담 코너를 마련했다. 황 회장은 “세일즈포스가 아마존, 구글에 버금가는 미국의 간판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