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기준 국내 중견기업 수가 4607개로 잠정 집계됐다. 2017년(4468개)보다 139개 늘었다. 하지만 100여 개 중견기업은 매출 감소 등으로 중소기업으로 회귀했다.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각종 규제완화와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산업의 허리’ 중견기업 4600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5회 중견기업인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견기업들은 내년 총 31조원을 투자하고 12만6000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업을 떠받치고 중소기업을 이끄는 중견기업들이 고용과 투자에서 제 역할을 해야 우리나라 경제가 제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견기업들이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견련 등에 따르면 자산 규모 증가 등의 이유로 지난해 중견기업군에 새로 포함된 기업은 당초 200개가 훌쩍 넘었다. 그러나 100개 이상 중견기업이 매출 감소로 다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바람에 중견기업 수는 139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대외 경제 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중견기업인들이 연구개발(R&D)과 설비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바이오헬스와 미래 자동차 같은 신산업에 진출하고 있다”며 “중견기업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과 국가 사회에 대한 기여에 감사하며 정부는 앞으로 신기술과 신사업 규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중견기업인에게 정부 포상
정부는 이날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혁신성장을 선도했거나 상생협력 등 사회적 책임경영을 실천한 중견기업인 24명에게 산업 포상을 했다.
김민현 한미반도체 사장은 적극적으로 중화권 시장을 뚫어 반도체 후공정 장비(비전 플레이스먼트)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한 데다 협력기업과 상생 협력에 힘쓴 공로가 인정돼 산업포장을 받았다. 성낙곤 이래에이엠에스 전무는 러시아 멕시코 등 신흥시장 개척을 통해 1조4000억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만들어 중견·중소기업 간 협업 생태계를 조성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오순영 한글과컴퓨터 전무는 아마존, 메일닷알유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성장을 이끌고 음성인식 솔루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진출에 나선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6~2017년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새롭게 중견기업에 진입한 게임빌 동신툴피아 불스원 신영자산관리 에쓰푸드 웹젠 등 18개사는 중견련이 올해 새롭게 신설한 ‘중견기업 성장탑’을 수상했다. 중견련은 고(故) 이영섭 진합 회장에게 ‘원로 중견기업인 공로패’도 수여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