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가상현실(VR)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9일 VR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를 선보였다. 기기와 콘텐츠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 넥슨과 손잡았다. 내년까지 이용자 100만 명을 달성하고, 세계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이날 서울 중구 SK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이 같은 VR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SK텔레콤의 VR 서비스 플랫폼인 ‘점프 VR’을 통해 제공한다. 가상공간에서 아바타(가상인물)를 만들어 꾸미고, 아바타를 통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바타를 통해 VR 영화를 보거나 가상동물을 키울 수 있다. 클럽에서 DJ로 활동하거나 공연장에서 팬미팅을 할 수도 있다. 카페 등 공간에서 다른 이용자와 이야기하고, 커뮤니티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내용과 흡사하다.
SK텔레콤은 이날 서비스 출시(사진)와 함께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의 VR 기기 ‘오큘러스고’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오큘러스고는 스마트폰이나 PC 없이 쓸 수 있는 독립형 VR 기기다. 이용자는 SK텔레콤 T월드 앱(응용프로그램)이나 대리점에서 오큘러스고를 사고, 사후서비스(AS)도 받을 수 있다. 오큘러스고를 통해 SK텔레콤의 VR 콘텐츠는 물론 오큘러스가 제공하는 1000여 개 VR 콘텐츠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버추얼 소셜 월드에 다국어 지원 서비스를 추가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은 “가상공간을 경복궁, 마추픽추와 같은 주요 관광지, 쇼핑몰 등으로 확대하고 아바타의 종류와 활동 범위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카카오, 넥슨, 영어교육 콘텐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마블러스 등 국내 기업과도 손잡았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와 버추얼 소셜 월드에 라이언 등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가상공간을 꾸미기로 했다. 넥슨의 인기 게임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캐릭터를 활용한 VR게임도 개발 중이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