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수술을 받은 아이들을 위한 획기적 신약이다.” “비아그라 개량신약의 적응증(치료환자군)을 확대한 것으로 시장성이 크지 않다.”
메지온의 소아 심장수술 부작용 개선제 ‘유데나필’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두고 나뉜 평가다. 지난 17일 미국 필라델피아소아병원 의료진은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유데나필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당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하기로 했던 1차 지표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2차 지표로 효과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면서 약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 반응은 차갑다. 주가는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빠졌다. 메지온 주가는 18일 23.37% 급락한 데 이어 19일에도 1만1400원(6.57%) 내린 16만2100원에 마감했다.
임상 의사들 “의학적 의미 충분”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들을 위한 부작용 개선제다. 폰탄수술은 두 개여야 할 심방이 하나밖에 없는 단심실 환자를 위한 수술법이다. 수술 효과가 크지만 성인이 되면서 효과가 서서히 떨어진다. 김성호 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부장은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다리쪽 대정맥이 펌프 없이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서 폐동맥으로 흘러가는데 이때 저항이 크면 혈액이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때 폐동맥 확장제를 쓰면 저항이 떨어져 혈류도 늘어난다. 유데나필은 이런 원리를 활용해 12~18세 청소년을 치료하는 약이다. 국내 임상시험에 참여한 김기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투약했던 아이들 중 활동성이 좋아진 아이들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약의 임상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메지온은 최대산소소비량(VO2 max)을 1차 지표로, 운동능력관계 지표를 2차 지표로 삼아 약의 효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했다. 1차 지표에서는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2차 지표에서는 약을 먹은 환자군에서 운동능력이 나아졌다. 메지온 측은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선 “시장성 낮다” 주장도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허가를 낙관하기 이르다”며 “폰탄수술 후 치료제 시장이 폐동맥고혈압 시장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시장성도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ERA계열, 프로스타사이클린계열 약물이 주도하고 있다. 유데나필과 같은 PDE5i계열 약물이 차지하는 시장은 이들에 비해 작다. 같은 계열 약으로는 비아그라와 성분이 같은 레바치오, 시알리스와 성분이 같은 애드시카가 출시돼 있다. 시알리스는 유데나필 성분의 약보다 지속 기간이 길다. 해외에서는 폰탄수술을 받은 아이들에게도 이 약을 쓴다. 국내 소아 환자는 비아그라를 하루 한 알 정도 처방받아 복용한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이 시장에 진입하면 환자당 연간 5000만원이 넘는 보험약가를 기대하고 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가격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장담하기는 어렵다. 국내 유데나필 성분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50㎎과 75㎎ 약가는 1700원 정도다. 임상시험 용량(87.5㎎×2개)과 같이 하루 50㎎ 2개, 75㎎ 1개를 복용한다고 가정하면 1년 비용은 185만원 정도다. 희귀난치질환치료제라는 점을 고려해도 약가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