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文, 국민과의 대화 왜 하는지 모르겠다" 해놓고 논란 일자 언론 탓

입력 2019-11-19 14:52
수정 2019-11-19 17:34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하는데 대해 "내가 청와대에 있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8시부터 '국민이 묻는다, 2019 에 참석해 민생 현안에 대한 국민의 질문을 받고 직접 답을 내놓는다. 사회는 MC 겸 가수 배철수 씨가 맡았으며 MBC에서 100분간 방송된다.

탁현민 자문위원은 앞서 18일 방송된 tvN 인사이트 ‘김현정의 쎈터:뷰’의 ‘DEEP터뷰’ 코너에 출연해 “내가 청와대에 있었다면 ‘국민과의 대화’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 위원은 "기획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야 할지 무척 곤혹스러웠을 것 같다"면서 "소통의 총량이 적지 않고 대통령이 생각하시는 바를 언제든 국민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는데 이렇게 또 국민과의 대화를 별도의 시간을 내서 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제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0명의 표본집단을 과연 어떻게 뽑아낼 수 있을까, 대통령에게 궁금한 300명을 무작위로 뽑으면 그게 전체 국민과의 대화에 부합할까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일자 탁 자문위원은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같은 보도를 "중앙일보와 조선일보 등 몇몇 언론이 또 열심히 늘 해오던 방식(?)대로 ‘하던 일’을 하는게 안쓰럽다"고 비꼬아 말했다.

탁 의원은 "언론과 야당은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국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을 두고 틈만 나면 소통부족이라 한다"면서 "청와대가 직접 국민청원을 받고 , 각본없는 기자회견을 하고 많은 간담회를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가장 많이 야당 대표들을 만나고, 소통수석실이 운영되고 SNS계정을 통해 국민들의 말을 듣고 수시로 관련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실을 알기에 만약 ‘국민과의 대화’를 저보고 연출하라면 막막했을 것이며 구성을 생각하면 더욱 연출자로서는 쉽지 않다"면서 "무작위로 질문자 선정하면 중복과 질문 수준에 이견이 있을 것이고 참여 대상자를 직접 고르면 짜고 했다고 공격할 것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탁 위원의 발언에 일각에서는 "국민과의 대화에 재를 뿌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본인이 기획하지 않았다고 해서 문 대통령의 결정에 공개적인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언론의 보도 포커스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에 맞췄다 해도 그것도 이미 탁 위원의 발언이기 때문에 자신이 뱉은 말로 인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셈이 됐다.

"(이미 많은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시간을 내서 한다는 걸 이해를 못하겠다"는 발언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이미 절반의 국민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더 가열찬 검찰 개혁'을 원하는 국민의 목소리만 들었던 전례가 있어 국민 일부는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탁 위원의 발언 이후 문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를 불과 몇시간 앞두고 이미 많은 언론이 문 대통령이 전할 메시지보다 탁 위원의 발언을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탁 위원 스스로 생성한 또 하나의 논란거리일 뿐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은 5월 9일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후 6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아무 일정없이 '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집중해 왔지만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아끼던 전 행정관의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이 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