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윌락유' '보디가드'…뮤지컬 '싱어롱' 열풍 잇는다

입력 2019-11-18 17:58
수정 2019-11-19 02:37
지난해 11월 국내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록 밴드 ‘퀸’ 열풍이 불었고,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싱어롱(sing along)’ 현상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는 뮤지컬 공연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광화문연가’, 올 상반기 ‘맘마미아’로 확산됐다. ‘붉은 노을’ ‘옛사랑’ 등을 만든 작곡가 이영훈(광화문연가)과 ‘댄싱퀸’ 등으로 유명한 밴드 아바(맘마미아)의 노래를 듣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들은 뮤지컬에 흐르는 친근한 명곡을 즐기고 공연 후 이어지는 커튼콜에서 마음껏 노래를 따라 불렀다.

콘서트형 뮤지컬 두 편이 연말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다. 퀸의 명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위윌락유’ 와 휘트니 휴스턴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보디가드’가 잇달아 나온다. 국내 팬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뮤지션들의 명곡을 따라 부를 수 있는 무대다. 싱어롱 열풍이 다시 불지 관심을 모은다.

‘위윌락유’는 다음달 17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공연한다. 콘서트형 뮤지컬인 만큼 장소도 독특하다. 일반적인 뮤지컬 전용 극장이 아니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운동장 안에 가설 공연장 ‘위윌락유 로열씨어터’를 만들어 진행한다.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으로 국내 초연되는 이 작품은 ‘위윌락유’ ‘보헤미안 랩소디’ 등 퀸의 노래 24곡에 스토리를 입혔다. 2002년 런던 초연 이후 17개국에서 공연됐다. 누적 관객 수는 1500만 명을 넘어섰다. ‘미스터 빈’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 벤 엘튼이 대본을 썼다. 퀸의 기타리스트였던 브라이언 메이, 드러머였던 로저 테일러도 작품에 참여했다.

극의 배경은 한때 지구라 불린 행성 ‘아이플래닛’이다. 킬러퀸이 이곳을 지배하며 사람들을 억압하고 있다. 자유를 간절히 원하던 갈릴레오와 반항아 스카라무슈는 킬러퀸과 대립한다. 이들은 로큰롤이 존재했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보헤미안들과 함께 음악을 찾아 여정을 떠난다.

노래가 중요한 만큼 가수 출신이 대거 출연한다. 갈릴레오 역엔 록 밴드 ‘부활’ 보컬 출신의 정동하, 아이돌 그룹 엔플라잉의 유회승이 캐스팅됐다. 샤넌은 스카라무슈, 서문탁은 킬러퀸, 김종서는 킬러퀸의 수하 카쇼기 역을 맡았다. 이들과 함께 뮤지컬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곽동현과 조환지는 갈릴레오 역에, 임소라는 스카라무슈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김나윤도 킬러퀸을 연기한다. 연출은 뮤지컬 ‘넌센스’ 등을 올린 김장섭이 맡았다. 제작사인 엠에스컨텐츠그룹 관계자는 “독보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보컬리스트 출신과 쟁쟁한 뮤지컬 배우들이 만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에 무대에 오르는 ‘보디가드’는 이달 28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휴스턴과 케빈 코스트너가 열연한 믹 잭슨 감독의 동명 영화(1992)가 원작이다. 2016년 국내 초연 때 9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며, 평균 객석 점유율은 90%에 달했다.

레이첼 역으로 뮤지컬계 디바 김선영과 함께 박기영, 손승연(사진), 해나 등 고음이 돋보이는 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들은 휴스턴의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 등 영화 속에 흐르는 명곡을 부른다. 보디가드 프랭크 역에는 주로 드라마에서 활동해온 배우 이동건과 강경준이 캐스팅됐다. 두 배우가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래와 연기의 조화를 꾀했다는 게 제작사 측 설명이다. 연출은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연극 ‘애프터 더 댄스’ 등을 올린 테아 샤록이 맡았다.

제작사 CJ ENM 관계자는 “관객 규모 등을 고려해 싱어롱 커튼콜을 계획 중”이라며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휴스턴의 명곡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