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투융자복합금융(성장공유형자금)을 통해 핀테크(금융기술)산업의 예비 ‘유니콘 기업’(자산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지원을 강화하고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지난 8월 정책자금 지원 제외 업종이었던 ‘그 외 기타 금융 지원 서비스업(표준산업분류코드 66199)’ 중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핀테크 기업에 한해 지원 가능하도록 정책자금 융자계획 공고문을 개정했다. 지난달 핀테크 기업 렌딧에 성장공유형자금 40억원을 지원했다.
2015년 3월 설립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렌딧은 대출 신청 고객과 투자 희망 고객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 간 거래(P2P) 금융은 개인이나 법인이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자금을 빌려 주고 빌릴 수 있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다.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하면서 세계 처음으로 P2P금융법을 제정했다.
렌딧은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의 심사평가 모델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모든 차입자에게 개인화된 적정금리를 산출해 최저 연 4.5%, 평균 연 10% 초반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정교한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실시간 분산투자 추천시스템을 토대로 차입자와 투자자를 매칭하고 있다. 이달 누적대출액은 1937억원으로 국내 P2P금융시장 개인신용대출 부문의 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또 지난 4년간 차입 고객이 중금리 대출을 받아 아낀 이자는 무려 110억원을 넘어섰다.
렌딧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설립 이후 한국과 미국의 벤처투자회사로부터 약 243억원의 민간 투자를 유치했다. 중진공은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넥스트 유니콘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렌딧에 정책자금뿐 아니라 수출마케팅, 컨설팅, 일자리(내일채움공제) 등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김성준 렌딧 대표(사진)는 “중진공 정책자금 지원은 정부 공공기관으로부터 기술의 우수성과 중금리 대출을 통한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합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은 “렌딧처럼 자신만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확보해 ‘온리원(only one)’의 자생력을 갖춘, 미래 성장가능성이 유망한 기업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