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화그룹 사이판월드리조트 매각 중단...사업재편 차질 빚나

입력 2019-11-15 03:27
수정 2021-10-14 13:12
이 기사는 11월 15일 03:27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11월15일(03:2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사이판월드리조트 매각을 중단했다.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등을 대상으로 인수자를 찾았지만 마땅한 협상자를 마련하지 못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 재편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올해 초부터 추진해 온 사이판월드리조트 매각을 중단했다. 국내의 한 PEF와 막판까지 매각 협상을 펼쳤지만 가격 및 성장성에 대한 눈높이 때문에 결렬됐다.

한화그룹은 한화호텔앤리조트 사업 재편을 위해 수익성 높은 사이판월드리조트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삼정KPMG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중국 등 해외 원매자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협상을 펼친 곳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몇몇 PEF 등이 투자에 관심을 보였지만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컸다.

매각 측은 사이판월드리조트의 매각 가격을 1400억원 이상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대규모 태풍 이후 객실과 워터파크를 재단장하는데 투자된 비용을 감안한 가격이다. 하지만 인수자들은 사이판월드리조트의 수익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사이판월드리조트의 객실점유율이 이미 100%가 넘은 상태로 인수 후에 추가적인 실적 상승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사이판이 관광지로서의 매력이 하락하는 추세라는 점 역시 인수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원인이다.

사이판월드리조트 매각이 중단되면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사업 재편 계획에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사이판월드리조트뿐만 아니라 외식사업부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삼정KPMG는 사이판월드리조트와 외식사업부 매각주관사를 동시에 맡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업 재편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 외식사업부 매각에서는 인수자들과 접촉하는 초기 과정에서부터 배제됐다. 이후 사이판월드리조트 매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지만 끝내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매각에 실패했지만 내년에 다시 한 번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에서 원매자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 상태에서 매각에 나선 것 같다"며 "다시 매각에 나서기에 앞서 가격 등에 대해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