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화해 분위기가 조정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에도 활력이 돌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증시도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온 가장 큰 요인이 제거되기 직전”이라며 “연말까지 증시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진한 대형 수출주를 비롯해 화장품, 콘텐츠, 자동차 등 중국 내수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코스피 박스권 상단 짓눌렀던 요인 해소 전망”
“미·중 무역분쟁 완화는 투자심리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시장은 무역협상에 따른 조정이 아니라 상승에 대해 논하게 될 것”이라며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을 눌렀던 요인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으로 시장 전반의 수급 문제가 해소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과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네이버 등이 꼽힌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 기술이전, 지식재산권 강화, 산업보조금 축소 등으로까지 협의가 나아가면 한국 정보기술(IT)기업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중국에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한옥석 파트너는 “IT 부품·장비, 화웨이에 대한 5세대(5G) 부품 공급 관련주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RFHIC를 추천주로 꼽았다. RFHIC는 중국 화웨이에 트랜지스터를 판매하는 회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11월부터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하면서 관련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며 “RFHIC는 전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48.6%를 차지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주도 반등할 것”
중국 경제 회복 기대가 커지면서 중국 관련 소비재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 김형철 파트너는 중국 석탄 개조사업의 영향을 받는 경동나비엔을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중국 정부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해소하기 위해 석탄 사용을 줄이고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천연가스 부족으로 한동안 정책 이행이 지지부진했는데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면 다시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지난 4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중단했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을 재개하면 중국 보일러 시장의 추가 성장 요인이 될 것”이라며 “천연가스관 공사도 1단계가 마무리돼 천연가스 부족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감은숙 파트너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이어져온 한한령 폐지에 대한 기대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인터넷, 게임, 미디어 업종도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의 내년 영업이익은 771억원으로 올해보다 71.6%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드라마 ‘아스달연대기’의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2020년엔 달라질 것”이라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확대되는 한편 중국에서 한류스타 주연의 미방영작들이 방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