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 생존의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14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시드니 북동쪽 400여km 떨어진 포트맥쿼리에 있는 코알라 전문병원에는 눈에 염증이 생겨 후송돼오는 코알라가 연간 200~250마리에 달했다.
결막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의심되는 것은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 감염이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되면 암컷은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種)의 보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클라미디아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을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이 없어 약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죽을 수밖에 없다.
코알라가 결막염에 걸리면 심박수가 떨어지고 체온도 내려간다. 셰인 플라너간 진료부장은 "심각한 정도를 1-10 단계로 구분할 경우 9 정도에 상당하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플라너간 부장은 코알라의 먹이인 유칼립투스 나무가 도시개발 등으로 줄어든 것이 클라미디아가 만연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너간 부장은 "서식지에서 쫓겨나면 스트레스를 느껴 면역에 영향을 받는다"며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면 병에 걸린 코알라와 접촉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정부기구인 호주 코알라기금은 코알라가 있는 동부와 남동부 5개 주의 경우 18세기 후반에 비해 코알라 서식지가 80%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호주 연방정부는 2012년 환경보호·생물다양성법에 근거해 코알라 병원이 있는 뉴사우스웨일주와 퀸즐랜드주, 수도 특별지역 등지의 코알라를 멸종위급종으로 지정했지만 개체 수 감소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위급종'은 멸종위기종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이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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