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업이익 1000억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릴 후보들이 속속 부상하고 있다. F&F와 한섬, 쿠쿠홈시스 등 생활용품·소비재 기업이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세대(5G) 이동통신과 폴더블폰 출시 등으로 스마트폰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카메라 모듈 제조업체 파트론과 엠씨넥스는 매출 1조원·영업이익 1000억원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쿠쿠홈시스 등 1000억 클럽 예상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는 13곳으로 집계됐다. 쿠쿠홈시스 등 소비재 기업이 절반(6곳)을 차지했다.
쿠쿠홈시스는 국내외 렌털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올해 영업이익 1188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렌털 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쿠쿠홈시스는 정수기 이외 품목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에서도 말레이시아 인도 미국 베트남 등에서 꾸준한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쿠쿠홈시스는 내년 해외에서만 매출 4575억원, 영업이익 858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의복 업종에서는 한섬(1086억원)과 F&F(1352억원)가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한섬은 온라인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3분기까지 이어갔다. F&F는 MLB와 디스커버리 등 보유 브랜드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콜마와 CJ CGV도 올해 영업이익이 각각 1374억원, 112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 355억원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동원F&B도 연간 영업 추정치는 1012억원에 달한다.
파트론·엠씨넥스는 1조·1000억 클럽 기대
카메라 모듈 양대 기업으로 꼽히는 엠씨넥스와 파트론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대수가 늘어나면서 올해 호실적이 기대된다.
파트론은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415억원을 달성하면서 ‘매출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전년 동기보다 78% 늘었다. 핵심 거래처인 삼성전자가 중저가 제품에 내장되는 카메라를 늘리면서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 파트론은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모델에 전면 카메라를, 중저가 스마트폰에 후면 카메라를 주로 공급한다.
전체 매출에서 카메라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 엠씨넥스도 고성장하고 있다. 올해 매출 1조2952억원, 영업이익 1066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동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손떨림방지(OIS) 카메라 모듈 양산 등으로 연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화소, 초광각 카메라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사양이 높아지면서 엠씨넥스의 카메라 모듈 평균 판매단가가 지난해 대비 20%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바이오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연매출 1조원 달성에 다가섰다. 미국 시장에서 ‘트룩시마’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7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매출(7135억원)을 넘어섰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트룩시마와 인플렉트라 매출 증가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유통사와의 변경 계약 등이 반영되면 수익성 개선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