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마마무…'힙'하게 돌아왔다

입력 2019-11-15 17:41
수정 2019-11-16 00:23

위풍당당(威風堂堂). 위엄이 넘치고 거리낌 없이 떳떳하다는 뜻이다. 그룹 마마무를 보고 있으면 이 단어가 떠오른다. 음악과 무대는 물론 일상, 패션까지 모든 모습이 가식 없고 당당하다. 멤버 화사는 노브라 공항 패션과 민낯 등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때는 넘치는 에너지 때문에 ‘비글돌’로 불리기도 했지만 마마무는 ‘당당함’을 대표하는 걸그룹이 됐다.

마마무가 지난 14일 두 번째 정규앨범 ‘리얼리티 인 블랙(reality in BLACK)’을 발매했다. 지난 3월 발표한 미니앨범 ‘화이트 윈드(White Wind)’ 이후 8개월 만의 컴백이자 2016년 발표한 ‘멜팅(Melting)’ 이후 3년9개월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이다. 타이틀곡 ‘힙(HIP)’과 지난달 종영한 Mnet 걸그룹 컴백 대전 ‘퀸덤’의 우승곡 ‘우린 결국 다시 만날 운명이었지(Destiny)’를 비롯해 댄스, 발라드, R&B, 재즈, 힙합, 트로피컬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의 11곡으로 알차게 채웠다.

앨범명에 든 ‘블랙(BLACK)’은 삶을 축복하고 지식을 전한다는 뜻의 영어 ‘Bless Life And Carry Knowledge’의 약자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가 이 한마디에 담겼다. 휘인은 발매 당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마음가짐에 따라서 멋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어떤 모습이든 어디에 있든 축복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힙’에도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다.

‘삐삐삐 논란이 돼 my fashion/ 별로 신경 안 써 그저 action’ ‘어딜 가든 넌/ 빛날 수 있어/ 세상에 넌 하나뿐인 걸/ 근데 왜 이래 네 얼굴에 침 뱉니(칵 투)’ ‘날 자극한 여러분 감사/ 거기서 멈춘 찌질이 반사/ 덕분에 나의 멘탈은 단단해’ ‘코 묻은 티/ 삐져나온 입/ 떡진 머리/ 난 상관없지/ 내가 하면 HIP’.

‘힙’은 통통 튀는 박자와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특징인 댄스곡이다. 가사에서 드러나듯 남을 깎아내리거나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며 만드는 멋은 ‘진정한 멋’이 아니며 스스로 당당해질 때 비로소 멋있을 수 있음을 노래한다. 멤버 화사가 작사에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가장 나다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냥 자연스럽고 편하게 해요. 뭔가를 노리고 의식하면서 행동하는 건 가식이잖아요. 나 스스로를 아끼고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화사)

‘힙’은 국내 음원차트 최상위권을 장악했다. 발매 다음날인 15일 벅스 1위, 네이버뮤직 1위, 소리바다 1위에 올랐고, 멜론·지니·올레뮤직에선 3위였다. 뮤직비디오 조회수도 이날 오후 4시 현재 465만 회를 돌파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인기도 대단하다. ‘힙’은 페루, 대만을 포함한 9개국 아이튠즈 종합 송 차트 톱5에 진입했다. 앨범 ‘리얼리티 인 블랙’은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 1위를 비롯해 해외 18개 지역 아이튠즈 종합 앨범 차트 톱5에 올랐다.

마마무는 무대에서 ‘힙’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했고, 격렬하고 강한 안무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멤버들도 ‘역대급 퍼포먼스’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힘이 넘친다. 시원하고 속이 뻥 뚫리는 가사에 맞춘 퍼포먼스다.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남의 눈치를 보면 저 자신을 잃어버리는 때가 오더라고요. 자기 모습을 당당하게 생각하면 다른 사람들도 나를 멋있다고 생각해요. 이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이 자신감을 얻었으면 합니다.”(문별)

마마무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4M(마마무 멀티버스)’이라는 평행우주 시리즈를 이어간다. 다양한 삶을 사는 모습을 통해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출하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솔라는 “‘힙’의 가사에 담긴 메시지는 나의 모습 자체가 멋이고 아름답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좋은 이야기를 노래에 많이 담고 싶다”고 강조했다.

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