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난이도는 전년 수능보다 쉬워졌지만, 수학은 비슷하거나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는 기존 6월, 9월 모의평가와 유형이 비슷하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 국어 "초고난도 문항 출제 안돼…작년 수능·9월 모평보다 쉬웠다"
국어영역의 경우 초고난도 문항은 출제되지 않는 등 전년도에 비해 쉬웠지만 변별력은 갖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시험에서는 정답률 10%대로 추정됐던 지난해 수능의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도 출제되지 않았다. 지문의 경우에도 독서(비문학) 과목의 인문과 과학은 1500자 내외, 사회는 3000자 내외로 나오며 지난 9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지문 길이가 짧아져 시험 체감 난이도가 하락했다.
하지만 변별력을 가를 ‘킬러 문제’도 없진 않았다. 신유형인 19번과 40번(홀수형 기준) 등으로 각각 조건화 원리(인문), 법적구성효과와 바젤효과(사회)를 다뤘다.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독서(비문학) 파트에서 나왔다. 42번 역시 까다로운 지문으로 지목됐다. BIS비율에 대한 문제로 정보량이 많고, 어휘를 넘어 어구의 의미를 물어 전체적인 문맥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 '31번'처럼 정답률 10%대라는 난이도에는 마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국어 시험이 쉬웠다고 평했다. 이치우 비상교육입시평가소장은 "국어 영역은 전체적인 구성에서 새로운 시도 없이 평이하게 출제됐다"며 "문학 작품 등에서 EBS 교재 연계가 많이 됐고 지문 길이가 전체적으로 짧아져서 매우 어려웠던 2019학년도 수능보다는 쉽고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쉬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성호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역시 "매우 어려웠던 전년에 비해 쉬워졌다"며 "문학작품의 경우 2개 작품이 EBS와 연계되지 않았는데도 어렵지 않았다"고 짚었다.
◆ 수학 "중간 난이도 문항多…작년 비해 비슷하거나 어려웠다"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치르는 '가형'과 인문계열이 치르는 '나형' 모두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중난도 문항이 크게 늘어 이들 문항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됐을 것으로 보여 체감 난도는 상승했다.
가형에서는 객관식 마지막 문제인 21번과 주관식 마지막 두 문제인 29번과 30번이 고난도 문항으로 지목됐다. 21번은 함수 그래프의 개형과 정적분의 의미를 알아야 하고 29번은 벡터와 직선의 방정식, 30번은 지수함수와 로그함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했다.
나형도 지난해 수능과 난도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중난도 문제가 대폭 늘면서 인문계 수험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도는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입시 업체들은 전망했다. 최고난도 문항은 삼차 함수 실근의 조건과 그래프 개형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30번이 꼽혔다.
업계는 이번 수학 시험이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조금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비상교육은 전반적인 난이도가 킬러 문항의 난이도는 쉬워지고 중 또는 중상 난이도의 문항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작년 수능보다 약간 어려워졌다고 평했다. 가형 17번, 27번, 나형 21번 문항이 신유형으로 출제돼 중상위권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다. 등급컷은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봤다.
◆ 영어 "기존과 비슷한 유형·높은 EBS 연계율…작년에 비해 난이도 쉬워"
3교시 영어영역은 신유형은 출제되지 않았으며, EBS교재 연계율이 높아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형별 문항 수, 배점 등에서 작년 수능 6월 모의평가, 9월 모의평가와 문제 유형이 유사했다.
전반적으로 평이했지만 간접쓰기에 해당하는 37번과 39번 비연계 문항이 변별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해석능력이 부족하거나, 전체적인 글의 틀을 잡고 순서를 나타내는 단서들을 파악하는 훈련이 부족했다면 해결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37번 문항 (B)문단의 this가 지칭하는 내용을 정확하게 추론하기 어려워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 교사들은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3교시 영어영역은 지난해에 비해 쉽게 출제되었으며, EBS교재 연계율 역시 70% 이상으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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