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 해운대가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자 250㎡(75평)의 프리미엄(웃돈)이 5억원이나 껑충 뛰었습니다. 입주가 끝나는 내년 9월에는 10억원을 넘을 것 같네요.”
14일 해운대 엘시티(사진) 정문 앞에 있는 K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만난 안모 사장은 “25년 정도 부동산업을 해왔는데 고객들이 요새처럼 몰려들어 밥 먹을 시간도 없는 적은 처음”이라며 “하루 자고 나면 거래가가 5000만~1억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만에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이 풀릴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분양가에도 못 미친 거래가가 한 달 전부터 움직임이 시작돼 1억원 정도 올랐는데 아파트 사전점검과 엘시티 포디엄 상업시설에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시티 입점이 발표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마저 풀리면서 프리미엄 인상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고 전했다.
규제 해제 전 23억원을 호가하던 전용면적 250㎡의 매물은 이날 2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가격이 치솟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이번 주부터 엘시티 레지던스 호텔 숙박시설의 사전점검도 시작되면서 아파트 열기가 숙박시설로 옮겨가고 있다. 안 사장은 “엘시티 금액이 커 주변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먼저 뛰기 시작했고, 지난 9일 이후 센텀시티와 마린시티 주위의 아파트도 매물이 자취를 감추며 매매가가 1억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규제정책 기조 지속과 지역 경제 부진, 대출 규제가 여전해 대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보다는 3년 동안 묶여 있던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 회복 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업체 한 관계자는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은 거품이 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