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한미 군사위가 시작됐다. 한미 군사위원회는 대한민국 방위를 위한 작전지침을 연합사령관에게 제공하기 위한 양국 합참의장급 연례회의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오늘(14일) 오후 랜들 슈라이버 인도·태평양 안보 차관보 등과 함께 방한한다. 이들은 15일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급 협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일정이 잡혀있다.
미국 군 수뇌부가 잇달아 한국을 방문한 것은 모두 계획된 일정 때문이지만 사실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한 밀리 합참의장은 지난 11일 도쿄행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에게 "미국과 한국, 일본은 뭉치고 연대할 때 더 강하다"며 "(지소미아)협정은 역내 안보와 안전을 위한 열쇠"라고 말했다. 밀리 합참의장은 "한국을 일본과 미국에서 분리하는 것은 중국과 북한에 이득이 된다"고도 했다.
지난 12일 아베 총리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지소미아 협정)기한이 끝나기 전에 해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미 군 수뇌부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우리 측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올해 47억 달러에 달하는 방위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 합참의장은 일본에서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을 보며 몇 가지 근본적 질문을 한다"며 "그들은 왜 거기에 있고,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지 등"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이 인상되지 않으면 미국 내에서 미군 철수 여론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따라서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오늘 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미군 최고 수뇌부 인사가 비용 문제를 들어 주한 미군 주둔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한 듯한 발언은 온당치 않다. 경제 논리만으로 미군 수뇌부까지 나서 압박 일변도의 협상 태도를 보이는 것은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밀리 합참의장을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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