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커다일레이디 씨엘구떠블류엘피일공사(CL9WLP104).”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이 어눌한 말투로 품번을 읽는 유튜브 동영상(사진)이 공개됐다. 영상 제목은 ‘품번(제품 번호) 읽어주는 회장님.’ 이 영상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11월 22일)에 맞춰 ‘형지 소설제’라는 할인행사를 시작하는 패션그룹형지가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최 회장은 연핑크색 까스텔바작 니트를 입고 등장한다. 그러곤 편지를 읽어 내려간다. “내 사랑 형지씨, 지난 50년간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첫눈 오는 날 그곳에서 만나요.” 최 회장은 이어 제품 번호를 읽는다. 부산 사투리와 서울말이 뒤섞여 어색해하는 느낌이 전해진다.
최 회장이 소개한 제품은 이번 소설제에서 주력으로 내놓는 패딩이다. 이 제품을 입은 여성 모델이 등장하자 최 회장은 설명을 이어간다. “A라인 코쿤핏, 옆라인 지퍼로 날씬해 보이고 은은한 광택과 폭스 퍼(여우털) 칼라를 달아 고급스럽다”고 강조한다. 이 제품은 크로커다일레이디의 올겨울 신상품이다.
영상은 “50년 장사 노하우로 1년 내내 안팎으로 고생하신 주부님들을 위해 소설제 행사를 준비했다. 광군제 버금가는 최고의 쇼핑축제를 꿈꾼다”는 최 회장의 말로 끝난다.
패션그룹형지는 최 회장이 등장해 제품을 설명하면 주요 소비자인 30~50대 여성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4050 주부들이 유튜브를 많이 이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참고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