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광학(分光學)기반 성분분석기’ ‘탄소섬유를 바탕으로 한 특수가방’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의료 및 치과자재’.
첨단소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신기술 경연장인 국제복합소재전시회(JEC Asia 2019)가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15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코오롱, 효성, 한국카본, 한화첨단소재, 삼양사, 켐트랜드, 도레이첨단소재, 아케마, 쇼마라 등 49개국 약 250개 업체가 참가했다. 전시품은 자동차, 항공기, 기계, 전자제품, 해양, 에너지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는 제품이나 부품이다.
이번 전시회에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의 신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2015년 창업한 파이퀀트(대표 피도연)는 파이스캐너를 출시했다. 분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포터블 성분분석기다. 임현채 파이퀀트 이사는 “복합소재나 박테리아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라며 “물속 박테리아를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최근 인도에 수출했고, 베트남에도 이 제품 공급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2017년 창업한 그래피는 3D프린터를 활용해 의료 및 치과용 특수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채수현 그래피 부장은 “내년 초 세계 굴지의 화학업체에 이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창업한 마이팀은 탄소섬유를 활용한 가방을 제작해 선보였다. 우민우 마이팀 대표는 “원래 오토바이에 싣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을 제작하다가 아예 귀중품 파손을 막을 수 있는 특수가방을 만들었다”며 “곳곳에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캠시스가 개발한 초소형 전기자동차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회 충전 시 최대 95㎞까지 최고시속 80㎞로 달릴 수 있는 2인승 전기자동차”라며 “차량 외부를 강판 대신 탄소섬유로 제작해 경량화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복합소재는 탄소섬유를 비롯해 두 가지 이상 재료를 섞어 만든 소재다. 이 중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열 배에 이른다. 이런 특성 덕분에 경량화가 필수적인 항공기와 자동차는 물론 각 분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대회의 혁신상 수상자는 현대자동차그룹(자동차 외부), 한양대(자동차 구조) 등 열 곳이 선정됐다.
서울에서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혁신부품 및 제품전시관, 기업 간 비즈니스미팅, 복합재료 관련 투어 등 다양한 행사도 마련됐다. 첨단이동기기 관련 전시 및 콘퍼런스인 ‘eMove360°’도 함께 열리고 있다. 미래형 차량과 충전 및 에너지, 배터리 및 파워 트레인 등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이 전시회는 프랑스의 복합소재 전문전시 및 네트워킹 업체인 JEC그룹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미디어 파트너로 참여했다.
주최 측인 JEC그룹의 에릭 피에르장 대표는 “한국은 원자재 생산업체, 중간가공업체 및 최종재 생산업체는 물론 최종 소비자까지 있는 독특한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과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내년 11월 행사는 아예 ‘JEC Asia’ 대신 ‘JEC Korea’로 명칭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JEC그룹은 세계 복합소재 시장이 연 5%씩 성장해 2021년에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타트업 행사를 공동주관하는 한국무역협회의 이동기 상무는 “복합소재는 스타트업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며 “이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문혜정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