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북한 주민, 추방논란 지속

입력 2019-11-13 16:38
수정 2019-11-13 16:39


정부가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도피한 북한 주민 2명을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한 가운데 이번 정부의 결정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이번 조치의 적절성을 놓고서는 법률,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린다. 가장 첨예한 논쟁이 이뤄지는 곳은 이번 결정이 법적 정당성이 있느냐의 여부다.

한 법률 전문가는 "북한 주민들은 한국으로 오는 순간부터 국민의 지위가 회복된다"며 "법리적으로는 추방된 북한 주민 2명도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으로 대한민국에서 조사를 하고 재판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추방조치에 대해 제대로 법적 근거를 대지 못했다"며 "물론 법리가 다는 아니지만, 정부가 민감한 사건을 처리할 때는 반드시 법률을 따져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다소 빈약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반면 남북관계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문제에 법적 논리만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반박도 있다.

국제사회와 일반적인 남북관계에서 사실상 북한을 다른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 한국 정부의 집행관할권이 북한까지 미치지 못해 범죄자에 대한 수사를 하기 어렵고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추방조치는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이번 결정은 헌법위반, 인권침해 문제 등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흉악범죄자를 처벌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의 추방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도 "국민 다수의 안전을 심대하게 침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적절한 대응이었다"며 "만약 북한에서 다수의 흉악범이 도피 목적으로 내려온다면 그런 사실을 파악하고도 다 받아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