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K 프리미엄TV 전쟁을 벌이는 삼성과 LG가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글로벌 TV 제조사 1·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최대 쇼핑시즌 '블랙프라이데이'를 2주가량 앞두고 할인 공세에 나섰다. 양사 주력인 QLED와 OLED TV의 200만원대를 웃도는 할인폭이 눈에 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21년 양산이 예정된 퀀텀닷(QD) 패널 생산 이전에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QLED TV 재고 소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역대 최대폭 할인으로 블랙프라이데이를 공략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LG전자도 고가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할인폭을 키워 소비자들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미국법인은 최근 홈페이지에 '블랙프라이데이 코너'를 개설하고 4K 화질의 QLED UHD TV를 최대 1800달러(약 210만원)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를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4K 화질의 82인치 QLED UHD TV를 기존 가격(3799.99달러)에서 1800달러 내린 1999.99달러(약 233만원)에 판매한다. 같은 모델 65인치는 999.99달러(약 116만원), 55인치는 699.99달러(81만원)까지 할인한다. 대부분 모델이 기존 권장소비자 가격 대비 50%까지 할인해 파는 '반값 행사'다.
역대 최대 할인폭(1500달러)을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할인폭이 300달러 더 커진 것이다.
삼성전자는 제품에 따라 24~36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특정 모델은 사운드바를 구입하면 200달러를 추가로 깎아주는 등의 이벤트도 벌인다. 다만 최신형 기종인 8K 화질의 QLED TV 모델들은 이번 할인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미 최대 가전유통사 베스트바이를 통해서도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베스트바이는 TV 제조사들로부터 제품을 직매입한 뒤 판매하는 구조,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제조사보다 더 큰 폭으로 할인 판매하기도 한다.
베스트바이는 이번 딜에서 4K 화질의 삼성전자 QLED 55인치와 65인치를 각각 699.99달러와 999.99달러에 내놨다. 일반 LED TV는 더 큰 할인폭을 적용해 75인치는 700달러대, 65인치는 400달러대, 50인치는 200달러대까지 내렸다.
특히 베스트바이는 이번 블랙프라이데이 TV 판매딜 홈페이지에 삼성전자 TV를 메인으로 내세웠다. 보통 메인 브랜드는 가장 큰 규모의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TV를 앞세운다.
삼성은 LCD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TV를 판매한 뒤 애프터서비스(A/S)에 필요한 패널도 만들어놔야 하기 때문에 LCD 라인을 걷어내기 전에 현재 QLED TV를 최대한 빠르게 판매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LG전자도 미국법인 홈페이지에서 4K TV, 올레드 TV, 나노셀 TV 등 전 제품군에 걸쳐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주력 제품인 올레드 TV는 최대 2000달러(약 233만원)까지 할인한다. 4K 화질의 77인치 올레드 TV가 2000달러 내린 6999.99달러(약 813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베스트바이를 통해서도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인 65인치 올레드 TV를 기존 소비자가격인 2299.99달러(약 268만원)에서 500달러 할인한 1799.99달러(약 209만원)에 판매한다. LG전자 제품 역시 일반 LED 제품은 베스트바이에서 55인치를 200달러대에 구매할 수 있다.
해외 직구(국내 거주 소비자가 해외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것)를 통해 TV를 구매하려는 국내 소비자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관세, 부가세와 배송비 등이 추가되고 A/S 정책도 국내와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소비자가 미국에서 1000달러(약 116만원)짜리 65인치 TV를 구매한다고 하면 관세(8%)·부가세(10%)가 약 25만원 추가로 붙는다. 여기에 배송비(20만원대 초반)가 추가돼 실질적으로는 제품 값에 50만원가량 더 내야 한다.
A/S도 국내에서 구매한 제품의 경우 보통 2년을 보증하지만 해외에서 사온 TV는 1년 이하거나 아예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 제품은 할인폭이 커 매력적이지만 세금이 할인폭을 상쇄하거나 배송·설치 도중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