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로 물바다 된 '수상 도시' 伊 베네치아…1200년 역사 잠겨간다

입력 2019-11-13 13:10
수정 2019-11-13 13:11

최근 이탈리아 전역에 며칠째 폭우가 내리며 유명 관광지인 '수상 도시' 베네치아가 물에 잠기고 있다.

일간 라 레푸부를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까지 최근 폭우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북부의 조수 수위가 127cm를 육박했다. 이틀 전에 비해 20cm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바닷물 수위가 급격히 높아져 침수 피해가 베네치아 전역에서 속속히 발생하고 있다. 1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비잔틴 양식의 대표 건축물인 산마르코대성당은 이미 70cm가량 침수돼 물바다로 변했다.

베네치아 당국은 오늘 13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국은 당분간 조수 수위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매뉴얼에 따라 중앙재해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수위가 110cm를 넘으면 베네치아 섬의 12% 가량이 침수되고, 140cm가 넘으면 섬의 절반 이상이 물에 잠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치아 북부 외에 남부 지역도 연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나폴리와 마테라 등 일부 지역은 폭우로 휴교령이 내려졌고 가로수와 전봇대가 쓰러지는 사고가 속출하기도 했다.

또 시칠리아섬 주변 일부 도서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때문에 접근이 통제됐다.

한편 베네치아는 1966년, 198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수위가 156cm까지 올라 도시의 4분의 3 가량이 물에 잠긴 바 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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