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5% 수익"…재간접리츠 증시 데뷔

입력 2019-11-12 17:36
수정 2019-11-13 02:19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증권가의 톱픽(Top pick·최선호주) 중 하나로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자산과 형태를 갖춘 공모 리츠들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리츠가 지난달 말 상한가를 치며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데 이어 서울역 서울스퀘어 등 서울 지역 우량 오피스 네 곳에 간접 투자하는 NH프라임리츠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일반 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자산운용업계는 호텔과 임대주택, 주유소 등 다양한 물건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리츠도 준비하고 있어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당분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재간접리츠 1호 등장, 5%대 수익률 제시

서철수 NH농협리츠운용 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지가 뛰어난 우량 오피스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공모 리츠인 NH프라임리츠를 다음달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킬 예정”이라며 “앞으로 자산을 추가 편입해 1조원 규모까지 키우겠다”고 말했다.

NH프라임리츠는 최초의 재간접 공모 리츠다. 실물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담은 롯데리츠와는 달리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타워,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에 투자한 펀드와 리츠 네 개의 지분 일부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들 오피스에 투자한 펀드나 리츠로부터 배당을 받아 이를 투자자에게 재분배하는 구조다.

NH프라임리츠의 총자산(933억원) 중 서울스퀘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46%로 가장 높고 강남N타워(22%), 삼성SDS타워(17%), 삼성물산 서초사옥(15%) 순이다.

NH농협리츠운용은 NH프라임리츠의 7년 연평균 배당수익률을 5.5%(공모가 5000원 기준)로 예상했다. 자산의 매각차익까지 포함하면 연평균 9.3%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수익률은 공실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고 자산가치 역시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확정된 수익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NH프라임리츠가 내세우는 예상 수익률은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공실 가능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서초사옥은 임차인의 잔여 임대 기간(평균)이 2.2년이다. 이 기간이 끝나 공실이 발생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해 NH농협리츠운용 측은 “핵심권역에 있는 오피스라 우량 임차인을 유지하고 유치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라며 “현 임차인과 계약 연장을 논의하고 있고, 새로운 임차인도 탐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공모 리츠 투자 열기 이어질까

증권업계에서는 공모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당분간 뜨거울 것이라 보고 있다. 공모 리츠가 제시하는 수익률이 확정이 아니긴 하지만 초저금리 시대에 충분히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롯데리츠는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한 데 이어 증시 상장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양한 공모 리츠도 줄줄이 등장할 예정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서울 태평로빌딩과 신세계제주호텔에 간접 투자하는 공모 리츠(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와 임대주택 공모 리츠(이지스레지던스리츠)를 준비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 리츠를 계획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꾸준히 연 5% 전후 배당수익률을 내세우는 공모 리츠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상장 공모리츠들은 올 들어 많이 상승하긴 했지만 꾸준한 증자를 통해 새로운 건물을 매입하는 등 변신하고 있어 추가 상승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고운/강영연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