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클럽' 앞둔 신성통상…"부채 부담 줄인다"

입력 2019-11-12 17:15
수정 2019-11-13 02:21
지오지아, 올젠, 탑텐 등의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업체 신성통상(회장 염태순·사진)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연 매출 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험난한 영업 환경 속에서도 판매를 늘리며 실적을 개선한 결과다. 급증한 이익으로 부채를 갚고 재무구조를 개선시킬지 관심도 커지고 있다.

6월 결산법인인 신성통상은 이번 회계연도(지난해 6월~올해 6월) 매출 9548억원, 영업이익 408억원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16.3%, 110.5%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다. 국내 판매 증가에 힘입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외형과 이익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한국 국가대표팀의 롱패딩 제조업체로 유명세를 얻으며 늘어난 판매가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실적 개선에 한동안 맥을 못 추던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말 786원이던 신성통상 주가는 올해 6월 초 1000원을 넘어서며 ‘동전주’에서 벗어났다. 그 이후 두 달간 급등하며 8월 한때 2500원대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9월 들어 조정을 받으며 12일 현재 1740원으로 내려앉긴 했지만 이전보다는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벌어들이는 현금이 지속적으로 늘자 부채 감축에 성공할지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신성통상의 총차입금은 3224억원으로 작년 6월 말(2980억원)보다 다소 증가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83.5%에서 198.7%로 소폭 상승했다. 유통망 확장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외부 차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다. 이 회사는 최근 연 5.6%의 금리로 1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100억원을 조달했다.

그럼에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재무 부담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신용도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 비율’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2017년 상반기 말 8.0배에 달했던 이 지표는 올해 6월 말 4.6배까지 떨어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성통상이 이 비율을 4.0 이하로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 현재 ‘BBB-’인 신용등급을 ‘BBB’로 한 단계 올리는 것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혜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국내 패션시장에서 중상위권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꾸준히 이익을 거두고 있어 차츰 재무구조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