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청산 절차에 돌입해 영국 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는 영국 2위 제철업체 브리티시 스틸이 중국 징예그룹에 매각된다고 영국 BBC 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대금은 7000만파운드(약 1000억원)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티시 스틸은 당초 인도 타타스틸의 자회사였지만 실적이 악화하면서 2016년 기업개선 전문 투자사인 영국 그레이불 캐피탈에 단돈 1파운드(약 1500원)에 인수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파운드화 가치 절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의 요인으로 주문량이 감소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브리티시 스틸은 올 들어 자금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영국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지난 5월 청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이후 정부 파산관재인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인수 기업을 물색하던 중이었다. 지난 8월 터키 최대 철강업체인 에르데미르의 주주사인 아태르가 브리티시 스틸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징예그룹은 자산 규모가 400억위안(약 6조6000억원)에 달하는 철강기업이다. 외신들은 징예그룹이 브리티시 스틸 인수를 영국 철강시장 진입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