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위협 '올림픽 다크호스'로 뜬 스즈키 아이

입력 2019-11-10 17:19
수정 2019-11-11 03:01
일본이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한국의 금메달 2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본토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토토재팬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2년 연속 일본인 우승자가 배출됐다. 본토 대회에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인 것이다.

스즈키 아이(25·일본·사진)가 주인공이다. 그는 10일 일본 시가현 오쓰시의 세타GC(파72·660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낚아채며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199타를 친 그는 2위 김효주(14언더파·24)를 3타 차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하타오카 나사(20·일본)에 이어 대회 2년 연속 일본인 선수의 우승이다.

이번 대회는 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공동 주관한다. 일본이 주무대인 스즈키는 지난주 끝난 미쓰비시레이디스골프토너먼트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만 6승째이자 투어 통산 15승째다. 우승상금 22만5000달러를 챙겨 JLPGA투어 상금 순위에서도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주 우승으로 세계 랭킹을 24위까지 끌어올렸던 스즈키는 새로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올림픽 참가 기준인 15위 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골프연맹(IGF)은 세계 랭킹 순으로 국가당 2장의 출전권을 부여하지만, 한 국가에서 세계 랭킹 15위 내 선수가 3명 이상 있을 경우 최대 4명까지 출전을 허락한다. 이 대회 전까지 일본은 하타오카가 4위, 시부노 히나코(21)가 13위에 자리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는 내년 6월 세계 랭킹 기준으로 정해진다. 현재 기세가 이어지면 한국과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선수를 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다. 한국은 현재 순위로 1위 고진영(24), 2위 박성현(26), 5위 이정은6(23), 11위 박인비(31) 등 4명이 출전 가능하다. 박인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땄다.

스즈키도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는 이 대회 우승으로 2020년 LPGA투어 전 대회 출전권을 확보한 것보다 세계 랭킹을 끌어올린 것에 만족한 듯 보였다. 스즈키는 “이 대회는 세계 톱랭커들이 많이 참가했고 그래서 많은 세계 랭킹 포인트가 걸려 있었다”며 “주변에서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출전하려면 일단 세계 랭킹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데 (목표를) 달성해 매우 기쁘다”고 했다.

김효주(24)는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내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16년 1월 퓨어실크바하마클래식에서 투어 통산 3승을 거둔 뒤 우승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을 포함해 준우승만 세 번이다. 지난해 5월 메이저대회 US오픈 준우승까지 더하면 최근 2년간 준우승만 네 차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