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1년 만기 정기예금으로 얻을 수 있는 기본금리가 연 1.7% 아래로 뚝 떨어졌다. 은행에 돈을 맡겨 불리기가 쉽지 않은 ‘초(超)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모두 연 1.7%를 밑돈다. 지난 5일만 해도 연 1.7%였던 농협은행 정기예금(NH왈츠회전예금2) 금리가 연 1.69%로 조정되면서다.
나머지 상품은 이보다도 금리가 낮다. 케이뱅크의 ‘뮤직K 정기예금’이 연 1.68%이고,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1.60%다. 신한은행, 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정기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이 연 1.50%짜리다. 지난해 11월 은행 정기예금에 1년만 맡겨도 연 1.8~2.0%대 이자를 제공하던 데 비해 1년 사이 연 0.5%포인트 이상 줄었다. 기준금리가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까지 내려간 영향이다. 은행들은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이달 추가 예금금리 인하에도 나설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연 1.7%를 넘기는 정기예금 상품이 나오기는 어렵다”며 “금리는 더 낮아질 전망이어서 재테크 전략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나마 적금은 1년 만기 연 2.0%대 상품을 간혹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연 2.40%로 기본금리가 가장 높다. 농협은행(연 2.09%)과 신한은행(연 2.0%) 등 두 곳도 연 2%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는데도 은행 예·적금으로 자금이 꾸준히 몰리고 있다.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주식시장이 주춤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적금 잔액은 706조7878억원을 기록했다. 9월 말보다 2.0%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1월(642조7746억원)에 비하면 9개월 새 약 10.0% 증가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