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6명 살해현장’ 北 추방 선박 공개

입력 2019-11-08 18:34
수정 2019-11-08 18:52

정부가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했다고 진술한 북한 주민 2명을 지난 7일 북한으로 추방한 데 이어 이들이 타고 온 선박도 8일 오후 2시 경 북측에 넘겼다.

통일부는 이날 2시 8분부터 2시 51분까지 약 43분 간 북측 선박을 인계했다고 밝히며 선박 사진을 공개했다. 외형상 그동안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했다가 우리 당국에 의해 단속된 소형 목선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정부 관계기관 합동 조사에 따르면 이 배의 길이는 15m, 무게는 약 17t이다. 아래쪽의 휴식공간과 조업하는 갑판이 서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불거진 은폐 의혹, 강제 북송 논란 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김 부대변인은 “북한이탈주민법상 요건과 절차를 거친 탈북민과 이번 사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탈북민의 불안과 우려를 증폭시키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분명히 귀순 의사를 밝혔지만 발언의 일관성이라든가 정황을 종합한 결과, 귀순 의사가 진정성이 없다고 봤다”며 “(주민들이) 범죄 후 도주 목적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추방된 북한 주민 2명은 동료 선원들과 함께 지난 8월 15일 함경북도 김책항을 출발해 러시아 해역 등을 다니며 오징어잡이를 하던 중 선장의 가혹 행위에 불만을 품고 또 다른 동료 1명과 공모해 선장 등 3명을 살해했다. 범행이 발각될 것을 두려워한 이들은 나머지 선원들도 살해하기로 모의하고, 취침 중이던 선원들을 근무 교대를 이유로 40분 간격으로 차례차례 불러낸 뒤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에 유기했다.

김 부대변인은 “살해 둔기 확보 여부는 범행 직후에 바다에 유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배 안에 혈흔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