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표지판 등 걷어내 '도시 미관' 되살려…걷고 싶은 길 된 종로

입력 2019-11-08 18:14
수정 2019-11-09 00:25

서울 종로구에는 전통을 간직한 종로구 본연의 ‘도시 미관’을 드러낸 사업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2013년부터 시작한 ‘도시비우기’ 사업이다.

종로구는 이 사업으로 신호등과 표지판, 안내판, 전봇대, 배전함 등 도시 미관을 해치는 시설물 2만여 건을 보행로에서 걷어냈다. 한국 대표 한옥마을인 서촌과 북촌, 익선동 길이 걷고 싶은 보행로가 된 것도 이 사업의 영향이 컸다. 종로구는 도시비우기 사업으로 총 6억3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지방자치 우수사업으로 선정됐고, 서울시 자치구 행정우수사례 우수상을 수상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옥자재 재활용은행 사업도 5년 전인 2014년 시작한 도시 미관 사업이다. 한옥자재 재활용은행은 개발 또는 건물 신축으로 철거되는 한옥 부재를 모아 관리하고 한옥 신축현장에 판매하는 기관이다.

종로구는 한옥 철거부재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한옥 자재 수요자에게 유상 공급하고, 주민에게는 한옥 전문가와 상담 및 기술 지도를 해준다. 지난해 5월에는 한옥자재은행이 보유한 자재를 활용해 1억5000만원이 드는 전통 정자를 6000만원으로 짓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한옥마을 일대의 길도 ‘대청마루’ 디자인 등을 새긴 보행로로 바뀌고 있다. 종로구는 10년 이상 된 노후 보도블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부터 친환경 보도블록으로 길을 다시 꾸미고 있다. 내구성이 강한 10㎝ 두께의 화강석을 이용하고 콘크리트는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다. 노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도록 해서 지층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시공법이다. 보도블록 디자인에도 고궁과 전통 한옥이 많은 종로구의 정체성을 반영해 ‘대청마루’ 디자인 등을 블록에 새기기로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